전남대병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속출에 진료를 중단했으나 병원 앞은 환자와 보호자들의 긴 줄이 이어졌습니다.
오늘(17일) 광주 동구 학동 전남대병원 본원 1동 출입구 앞에는 오전과 오후 모두 약 처방을 기다리는 이들이 100명 넘게 몰렸습니다.
진료를 예약했던 외래 환자들과 보호자들은 전날 진료 중단 안내 메시지나 전화를 받았지만 복용 중이던 약이 떨어져 약 처방만이라도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았습니다.
일부 환자들은 전날 해당 진료부서로부터 전화 안내를 받거나 처방전 발급에 대해 직접 문의했습니다.
그러나 이날 오전 10시 이후 뒤늦게 약 처방이 가능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서둘러 병원을 찾은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병원 측은 애초 사전에 장기 복용 약 처방을 신청한 이들에게 처방전을 배부했으나 먼 지역에서 병원을 찾은 고령 환자 등의 요구가 이어지자 당일 현장에서 번호표를 나눠주고 처방 접수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오전 10시 30분 전후로 병원에 온 사람들은 30분∼1시간을 기다려 처방전을 받을 수 있었으나 이후에 병원에 도착한 사람들은 2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습니다.
일부 보호자는 갑작스러운 안내에 가족관계 증명서류 등을 지참하지 못했지만 병원 측은 환자 신분증과 진료 및 예약 서류가 있으면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환자인 60대 남성은 "횡단보도 쪽 줄은 비교적 1m 거리두기가 지켜지는데 1동 바로 앞은 다닥다닥 붙어 있다. 마이크로 환자 이름을 부르지만 잘 들리지 않고 사전 안내가 부족해 너도나도 앞에 가서 물어보려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보호자인 한 40대 여성은 "오늘까지 먹을 약밖에 없어 어제 미리 전화로 문의하고 점심 전에 왔는데 3시간 넘게 기다리고 있다"며 "갑작스러운 상황이라 병원도 경황이 없겠지만 약 처방 환자 시간대를 분산하는 등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전남대병원 관련 확진자는 지난 13일부터 현재까지 총 28명입니다.
전남대병원은 이날 오전 본원 6동 백년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외래 및 응급실 진료 중단을 22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습니다.
본원 1동 3층∼11층 병실 전체를 코호트(동일 집단) 격리했으며 1동 1∼2층은 검사 시설이 있어 의료진과 검사 대상 환자들이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활용합니다.
김성진 병원장 직무대행은 "진료가 중단돼 송구스럽다"며 "병원이 안정될 때까지는 외래 진료를 시작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것이 병원 회의에서 나온 결론이다. 광주시 등과 긴밀히 협조해 조속히 진료가 정상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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