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부산 특급호텔에서 현수막 설치 작업을 하던 중 리프트가 추락하며 뇌사 상태에 빠진 30대 남성의 가족이 안전관리와 관련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오늘(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달 30일 해운대 롯데 시그니엘 호텔에서 추락해 의식불명에 빠진 A씨의 친형이 쓴 청원 글이 올라왔습니다.
해당 글에 따르면 A씨는 소규모 현수막 디자인 전문 업체에서 광고 현수막과 판촉물 설치 작업을 하는 근로자로, 사고 당일 해운대 롯데 시그니엘에서 가로 7m, 세로 5m짜리 대형 현수막을 동료 1명과 함께 설치하고 있었습니다.
연회장 천장 높이가 7m가량이어서 호텔 측에서 제공한 리프트로 현수막을 부착하고 있었는데, 6m 높이에서 리프트가 통째로 넘어지며 A씨가 크게 다쳤습니다.
이에 A씨의 친형은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흉부외과 전문의라고 밝힌 A씨 친형은 "(동생이) 다발성 두개골 골절, 뇌출혈, 심한 뇌 손상, 뇌부종 등으로 인공호흡기 치료 중"이라면서 "의식과 자발호흡이 전혀 없고, 현재로서는 의학적으로 뇌사 상태일 가능성이 매우 높고, 높은 확률로 사망할 것이라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연회장) 테이블 때문에 현수막이 설치될 벽면에서 테이블까지 겨우 1m가량 여유 공간만 있어 안전 지지대(아웃트리거)를 설치할 공간이 없었다고 한다"면서 "아웃트리거를 세울 공간이 없고 그로 인해서 사고 위험이 있으면 사업주가 조처를 해 주거나, 작업을 하지 않아야 하는데 그러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호텔에서 제공한 리프트는 한자리에서 모든 작업이 완료될 수 있는 작업에 사용되는 리프트로 대형 현수막을 안전하게 설치하는 데는 맞지 않는다"라면서 "(작업자들이) 처음 사용해보는 리프트였음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사용법에 관련된 교육이나 지시도 호텔에서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A씨 형은 사고 당시 응급처치를 할 사람도 없었고, 안전 관리 부서 요원도 배치돼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호텔 측은 연회장을 대관한 행사 업체 쪽에서 현수막 부착 위치를 원래의 계획과 다르게 갑자기 설치하려고 하면서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습니다.
호텔 측 한 관계자는 "'이벤트 오더지'에는 현수막 부착장소가 따로 있고 해당 부착장소에는 현수막을 부착하고 올리는 걸이대 등이 있는데, 사고 당일 행사 업체에서 (계획과 다른) 측면에 부치는 현수막을 가지고 왔다"면서 "급하게 요청을 해와 호텔 측에서는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기기 대여(유압 사다리)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해당 기기에는 쓰러지지 않도록 안전 장비가 있는데, 사고 당시 안전 장비를 사용하지 않았다"면서 "작업자들은 현수막 전문 업체 직원으로 경험이 많은 분들이었고, 사고 직후 구급대가 오기 전에 호텔 관계자 10명이 도착해 응급구호 조치를 하고 응급차를 같이 타고 병원까지 가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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