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여(親與)' 성향을 공공연히 드러내 온 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 검사가 보수단체로부터 자신을 조롱하는 화환을 받자 가짜 꽃 대신 '검퀴벌레'의 친환경적 퇴치에 필요한 파리지옥으로 바꿔 달라며 연일 설전을 벌였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해당 글 이후 진 부부장 검사를 '검퀴벌레'로 칭하며 반박해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일 보수단체 회원들이 윤석열 검찰총장 앞으로 보낸 화환을 자진 철거하는 동시에 진 부부장 검사 앞으로 '조롱 화환'을 보내면서 불거졌다. 이들은 화환에 '정치도우미 진혜원을 찾으세요', '진혜원 퇴출', '동부지검 나이트클럽', '동부지검 평검사 힘내라' 등의 문구를 단 화환을 수십 개 보냈다.
진 부부장 검사는 이에 이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직장(동부지검) 앞에 배송물이 있다는 소식이 있다"며 "개인 사정으로 오늘 출근을 못 해 직접 보지는 못했다. (화환이) 가짜 꽃이라고 한다. 저렴함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글을 올렸다. 이어 "가짜꽃 받고도 좋아하는 그런 부류 아니다.(ft O서방파) 생화나 파리지옥풀(venusflytrap)으로 교체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O서방파는 진 부부장 검사가 윤 총장을 지칭하는데 써 온 단어다.
진 부부장 검사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 개혁을 지지하는 취지로 글을 이어갔다. 그는 "venusflytrap(파리지옥풀)은 이름은 flytrap(파리지옥)이지만 사실은 도심에서는 바퀴벌레를 주식으로 하는 식충 식물이다"며 "최근 양지로 나온 '검퀴벌레'의 친환경적 퇴치에 꼭 필요하다"고 작성했다. 이어 "보내주신 가짜 꽃은 송파구청 재활용과에서 수거한다고 한다. 딱 보내주신 분들의 양식에 걸맞는 처리하고(처리라고)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을 접한 진 전 교수는 3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검퀴벌레가 지옥에 가고 싶은 모양이다"며 진 부부장 검사야말로 잡아 없애야 할 바퀴벌레 검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원대로 하나 보내드리세요"라고 파리잡이 풀을 보낸 것을 권한 뒤 "혜원지옥"이라며 관련 사진을 실었다.
진 검사는 앞서 지난 7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자신이 팔짱을 낀 사진과 함께 "나도 성추행했다"고 주장해 피해자 2차 가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을 '달님'으로 칭하는 등 친여 성향을 밝혀 왔다. 대구지검에 근무했던 그는 지난 8월 인사에서 서울동부지검으로 부임했다. 지난달엔 대검찰청 앞 윤 총장 응원 화환에 대해 "대검나이트 개업" 이라고 표현해 또 구설에 올랐다.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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