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교도소에 수용자를 위한 노래방과 게임기가 설치됐다는 소식에 시민들이 엇갈린 의견을 내놨습니다.
'죄를 지었어도 인권 보장 차원에서 여흥은 필요하다'는 쪽과 '남에게 고통을 준 이들에게 배려가 과도하다'는 의견이 맞섭니다.
오늘(28일) 전주교도소에 따르면 교도소는 이날 수용자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시설을 개관했습니다.
'심신 치유실'로 이름 붙여진 시설에는 조명과 음향기기를 갖춘 노래방 3곳과 두더지 잡기 게임기 2대, 상담실이 마련됐습니다.
전주교도소는 교정협의회 도움을 받아 올해 초부터 시설 설치를 준비해 왔습니다. 개관까지 비용은 5천만 원 상당이 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노래방은 수용자 신청을 받아 최대 1시간씩 이용하는 방식으로 운영합니다. 사형수나 자살·자해 등 수감 스트레스가 큰 수용자가 이용 우선권을 갖습니다.
시설 개방은 우선 매주 1차례씩 하고 별도의 요청이 있으면 사정을 고려해 문을 엽니다. 이용 비용은 무료입니다.
전주교도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교화·종교행사가 제한된 상황에서 수용자를 배려한 시설 마련을 고민하다가 치유실을 설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교도소에 노래방과 게임기가 설치된 것은 이번이 전국 최초 사례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보는 시각은 나뉩니다.
전주에 사는 41살 최모 씨는 "교도소에 운동장이나 체력 단련 시설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노래방까지 지을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끔찍한 범죄를 당한 피해자들이 이를 알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반면 33살 김모 씨는 "어린 나이에 한순간 실수로 갇힌 이들도 있을 텐데 교도소에 이런 시설이 있으면 그들에게 마음에 안정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며 "나쁘게만 생각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전주교도소는 수용자 인권 향상을 배려한 조처라며 교정 목적에 맞게 시설을 운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주교도소 관계자는 "수용자의 인권과 행복추구권을 향상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은 시설"이라며 "아무 때나 개방하는 것은 아니며, 시설을 철저히 관리해 취지에 맞게 이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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