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원대 펀드 사기 혐의로 기소된 50살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 측이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비화한 데 강한 불만을 표했습니다.
김 대표의 변호인은 오늘(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허선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공개된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기 전에, 한쪽 입장만 언론에 보도되면서 마치 김 대표가 정관계에 로비하고 펀드 운용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나와서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공판은 올해 6월 옵티머스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이후 약 4개월 만에 열린 첫 정식 공판입니다.
김 대표와 43살 윤석호 옵티머스 이사, 옵티머스 2대 주주인 45살 이모씨, 옵티머스 이사 50살 송모씨, 스킨앤스킨 고문 39살 유모씨 등이 법정에 섰습니다.
김 대표의 변호인은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다툴 것은 변론을 통해 법정에서 얘기할 것"이라며 "언론에서 보도하는 정계와 금융감독원 등을 상대로 한 로비에 관해 언제든지 방어권을 행사하고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송자료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며 "자료열람을 통해 알게 된 진술이나 증거자료를 유출하거나 단편적인 일부 내용만 확대하는 행동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방해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최근 정관계 로비설에 불을 지핀 옵티머스 내부 문건인 '펀드 하자 치유 관련'이 유출되자, 공범들이 서로 책임을 피하려 폭로전 양상을 띠는 것에 불만을 드러낸 것입니다.
앞서 김 대표와 윤 이사는 공판준비 기일에서도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문제의 내부 문건도 공범 가운데 한 명이 외부에 공개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김 대표는 윤 이사와 다른 공동 피고인인 옵티머스 2대 주주 이모 씨의 검찰 진술조서가 증거로 쓰이는 것에 반대했고, 이씨도 윤씨의 진술조서가 증거로 쓰이는 것을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윤씨는 법정에서 증언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재판부는 "언론이 이 사건과 관련 있는 내용을 보도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현재 기소된 공소사실만으로는 그런 부분(정·관계 로비)이 전혀 드러나지 않은 만큼 재판부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오는 30일을 2회 공판 기일로 지정하고 금감원 관계자와 펀드 사기 피해자 등을 불러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김 대표 등은 2018년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자 2천900여 명으로부터 약 1조1천903억 원을 끌어모은 뒤 부실채권 인수와 펀드 돌려막기에 사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를 받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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