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행동하는 양심` 1975년 육성 자료 최초 공개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결국 악의 편입니다."
17일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를 맞이해 김 전 대통령이 지난 1975년 4월 19일 함석헌 선생의 '씨알의 소리' 창간 5주년 기념 시국강연회에서 '행동하는 양심'에 관해 언급한 음성 자료를 공개했다. 약 185분 길이의 연설 중 행동하는 양심 부분만을 별도로 편집한 이 자료는 3개의 파일로 이뤄져 총 2분 5초 분량이다.
당시 유신 정권에 저항하던 김 전 대통령은 시국강연회에서 "방관은 최대의 수치, 비굴은 최대의 죄악이다. 생각하는 국민, 행동하는 국민이어야 만이 살 수 있다"며 "다 같이 결심하고 양성으로 하건 음성으로 하건 국민으로서 무엇인가 행동을 한다고 할 것 같으면 머지않아서 우리 민주주의가 회복된다는 것을 내가 보증하겠다"고 말했다.
이 연설은 김 전 대통령이 유신 정권 시절 국내에서 한 최초의 대중강연으로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유일한 연설이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975년 3월 8일 동아일보 1면 하단에 기명으로 낸 '국민 여러분께 호소합니다-동아를 지킵시다'는 제목의 후원광고에서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결국 악의 편입니다'는 표현을 처음 사용한 후 이 연설에서 재차 사용했다.
음성 자료 중간 중간엔 일반 시민들의 박수와 환호 소리 등이 그대로 남아 있다. 당시 51세였던 김 전 대통령의 격정적인 목소리도 확인할 수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6월 11일 서거 직전 실시한 대중연설에서도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차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