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오늘(9일) 2박 3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떠났습니다.
방한 기간 그는 미국이 '유연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음을 재확인하며 북한에 대화 재개를 촉구했으나 새로운 제안을 내놓지는 않았습니다.
비건 부장관은 이날 오후 4시께 오산공군기지에서 전용기를 타고 일본으로 출국했습니다.
오전에는 청와대에서 서훈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한미동맹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방위비 분담금 등 다양한 외교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비건 부장관은 북미 간 대화 재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한국 정부와 긴밀한 공조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청와대 방문 이후에는 주한미국대사관저에서 해리 해리스 대사와 방한 때마다 즐기던 '닭한마리'를 메뉴로 오찬을 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식당으로 가는 대신 단골 음식점 요리사를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날에는 외교부에서 강경화 장관을 예방했으며, 조세영 1차관을 만나 교착 상태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조속한 타결 의지를 재확인하고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여 문제 등을 논의했습니다.
비건 부장관은 또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조찬, 오전 북핵수석대표 협의, 만찬을 함께하며 한반도 정세 악화를 막고 북한을 다시 대화 테이블로 끌어올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오후에는 국가정보원을 방문해 최용환 국가정보원 1차장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건 부장관의 방한은 지난해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 이후 중단된 북미 대화 재개 동력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 속에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그가 한국 땅을 밟기도 전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담화를 통해 "미국과 마주 앉을 생각이 없다"며 대화를 거부했습니다.
비건 부장관은 그런 최 제1부상을 "낡은 사고에 갇혀있다"고 비판하며 북한이 권한 있는 협상 대표를 임명해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는 일본에서 이틀간 머물며 외무성, 방위성 고위급 등을 만나 북한 정세 등 양국 관심사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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