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문 제주교육감은 29일 도내 특성화고 3학년 이민호 군이 현장실습 도중 숨진 사고에 대해 공식 사과했습니다. 사고 발생 20일, 이 군이 숨진 지 열흘 만입니다.
이 교육감은 이날 도교육청 기자실에서 연 브리핑에서 "소중한 아이를 지켜내지 못했다. 교육감으로서 매우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이 교육감은 "사건 발생 후 전 사회적으로 분출되는 질타와 문제 제기, 질문, 대안을 겸허히 수렴했다. 교육청에서 할 수 있는 대책이 무엇인지, 지역과 국가 단위에서 할 수 있는 대책을 논의하고 검토했다"며 교육청의 조치사항을 설명했습니다.
이 교육감은 현재 특성화고 현장실습 실태를 전수조사하고 있으며, 면담을 통해 아이들이 원할 경우 학교에 복귀할 수 있도록 했고 안전한 현장실습을 위한 산업 유형별 안전 매뉴얼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교육감은 이번 사안을 반면교사 삼아 특성화고에 더 많이 지원하고 더 많은 정성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안전인증제'를 확보한 현장실습처에서 학생들이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직업교육의 본질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특성화고 평가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이번 사고는 우리 사회 안전의 구조적 문제를 여실히 드러낸 사고로, 아이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며 "지금의 문제들은 우리가 함께 짊어지고 함께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교육감은 "지난 8월 교육부가 마련한 현장실습제도 개선방안을 기반으로 100세 시대에 맞는 진로를 설계하는 직업교육 체제를 갖춰야 한다"며 내일(30일) 열리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를 시작으로 제도개선의 뜻을 모아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교육청의 공식 입장 발표가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돼 행정력이 수능에 집중됐었으며, 의회 일정이 겹치고 의회 의견을 수렴하면서 늦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각계에서 제기되는 특성화고 현장실습 제도 폐지 주장에 대해서는 "종합적으로 논의하고 의견을 수렴해야 할 부분이다. 지금 폐지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관행적, 단편적"이라며 말을 줄였습니다.
이 교육감은 이날 오후에는 제주시 부민장례식장에 차려진 이 군 빈소를 찾아 유가족에게 사과와 위로의 말을 전했습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비공개 대화 자리에서 유가족 측은 '현장실습생도 학생이니 교육청이 지켜줘야 한다', '교사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 전문가를 배치해서 실습업체 현장방문을 하도록 해야 한다' 등 다시는 이런 불행한 사고가 없도록 해달라는 의견을 밝혔고 이 교육감은 최선을 다해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이 군은 지난 9일 제주의 한 음료 제조공장에서 산업체 현장실습을 하다 제품 적재기 프레스에 짓눌리는 사고로 크게 다쳐 치료를 받다가 열흘 만인 지난 19일 숨졌습니다. 이 사고 이후 각계에서는 현장실습제도의 문제점 개선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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