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지 3개월 된 영아에게 뇌 손상을 입힌 병원이 당사자와 가족에게 모두 7천200만원을 배상을 하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19일 수원지법에 따르면 태어난 지 3개월 된 A양은 심실중격결손(심장 좌심실과 우심실 사이 중간 벽에 구멍이 있는 질환)으로 2011년 12월 13일 오전 충남에 있는 모 대학병원에서 심실중격결손 봉합술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수술이 끝나고 29시간이 지나자 A양의 산소 포화도는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며칠 후 A양에 대한 2차 수술이 진행됐으나, 병원은 MRI와 CT 검사를 거쳐 A양에게 광범위한 저산소성 뇌 손상 소견을 내렸습니다.
저산소성 뇌 손상은 일시적으로 뇌에 산소 공급이 되지 않거나 혈액 공급이 중단돼 발생합니다.
A양은 2013년 10월 병원 신체감정에서 향후 사지 경직, 운동장애, 인지장애, 언어장애 등 후유증이 남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A양의 부모 등은 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수원지법 민사14부(이정권 부장판사)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A양이 피고 병원에서 수술을 받던 중 저산소성 뇌 손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A양에게 향후 치료비와 위자료 등을 포함해 6천만원을, 부모에게 각각 500만원, A양의 자매 2명에게는 100만원씩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 병원은 A양의 수술을 진행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저산소성 뇌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수술 전후 헤모글로빈 등 혈액 수치가 적정 범위를 유지하도록 주의의무를 기울여야 하지만 이를 소홀히 했다"며 "병원 과실과 A양에게 발생한 저산소성 뇌 손상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모든 손해를 피고에게 부담하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 어긋나는 등 여러 가지 상황을 참작해 배상책임 범위를 30%로 제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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