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카톡하다 열차사고 낸 기관사, 유족에게 배상해라"

열차를 운행하며 카카오톡 메신저로 지인들과 대화하는 등 주의를 게을리 해 열차 충돌사고를 낸 기관사가 피해자 유족에게 위자료를 배상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2단독 정회일 판사는 2년 전 태백 열차사고로 숨진 A씨의 아들이 열차 기관사 신 모씨(48)와 한국철도공사,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들은 8683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정 판사는 “신씨는 주의 의무를 태만히 하는 등 업무상 과실을 저지른 불법 행위자이며, 철도공사는 신씨의 사용자로서 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함께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관광열차 기관사 신씨는 2014년 7월 22일 태백∼문곡역 사이 단선 구간을 운행하던 중 문곡역에 정차하라는 관제센터의 무전을 듣지 못하고 정지신호까지 위반한 채 역을 지나쳤고, 당시 정거장 밖에서 기다리던 무궁화호 열차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 사고로 관광열차에 타고 있던 A씨(당시 77세)가 숨졌고, A씨의 아들과 다른 승객 91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또 태백선 열차 운행이 13시간46분간 중단되는 등 42억여원의 재산 피해도 발생했다.
검찰 조사 결과 신씨는 열차 운행 중 휴대전화를 끄도록 한 규정을 어기고, 카카오톡 메신저로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신씨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금고 3년형을 선고받았지만, 지난해 2심에서 금고 2년에 집행유예 3년으로 감형돼 풀려났다. A씨의 아들은 사고 후 3개월 뒤 신씨와 철도공사, 공사의 보험사를 상대로 1억3000여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부장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