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디쓴 아메리카노가 놀랍게 변신하고 있다. 구운 아몬드 시럽을 첨가해 고소한 맛이 나게하는 것은 물론, 꿀을 타 달달한 아메리카노로 재탄생했다. 커피 포화시장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며 조용한 강자로 떠오른 매머드 MMTH 커피 브랜드 이야기다.
‘커피집 옆에 커피집’이 있는 국내 커피시장에서 조용한 강자로 떠오른 매머드 MMTH 커피 김범수(39)대표를 21일 서울 압구정 커피랩실에서 만났다. 언론사 인터뷰가 처음이라 떨린다는 우려와 달리 커피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이내 긴장을 푼 김 대표는 이야기를 쏟아냈다.
“저는 사실 우유를 소화하지 못 하는 유당분리증을 앓고 있다”면서 “유일하게 먹을 수 있는게 아메리카노와 두유가 들어간 라떼 종류”라고 남모를 고충을 말했다. 유당분리증으로 우유가 들어간 라떼를 마실때면 화장실을 수십번 드나들 각오를 해야하지만 커피 메뉴 개발을 위해 열정을 쏟는다.
김 대표는 “쓰디 쓴 아메리카노만 마시는 자신과 같은 사람들을 위해 우유가 들어가지 않아도 다양한 커피 맛을 살리고 싶었다”면서 “우유 소화가 힘든 소비자들을 위해 전 메뉴 두유로 교체가능하다”고 말했다. 대표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덕분에 MMTH는 꿀커피, 티라미수 라떼, 아몬드 커피 등 타 브랜드와 차별화된 메뉴가 가득하다. 김범수 대표가 직접 개발했다는 이 메뉴들은 현재 매머드 커피숍을 커피 전쟁 속 살아남게 한 비결이다.
“아메리카노 대용량으로도 많은 분들이 기억해주시지만 MMTH에서만 맛볼 수 있는 색다른 메뉴들로 무장을 해야 커피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포화상태인 커피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이유를 묻자 김 대표는 이색 경력(?)을 털어놨다.
스무살 때부터 ‘터보’ 백댄서, CF모델, 단역 배우 등으로 활동할 정도로 끼가 많았던 그는 항상 커피를 마시고 즐겨 찾는 커피 마니아였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커피를 입에 달고 살았던 그에게 커피 브랜드 창업은 “마치 운명 같았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일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을 보면서 목표가 생겼다”라며 “양질의 커피를 멋있는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커피집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포부를 안고 테이크 아웃 전문점 콘셉트로 최대한 가격을 내렸던 것이 지금의 MMTH 커피의 출발이었다.
지난 2012년 홍대 인근 3평(12㎡)남짓한 장소에서 시작한 MMTH는 ‘커피 전쟁’에서 살아남으며 당당히 저가 커피 1세대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금은 커피 시장에서 ‘매머드급’ 돌풍을 일으킨 주인공으로 주목을 받지만 창업 당시 폐업 수순을 밟아야하나 고민한 적도 많았다.
김 대표는 “하루에 7~10잔을 팔리는 날도 부지기수였다”며 “일단 매장을 운영하기 위해 CF모델이나 단역으로 영화에 출연하는 투잡생활을 병행했다”고 회상했다.
6개월 이상 고군분투한 노력 덕분일까. 홍대 주변에 입소문을 타면서 매출 역시 상승세를 탔다. 드라마 커피프린스 촬영지로 유명한 한 커피매장에서도 운영 노하우를 받기 위해 연락이 올 정도로 가격 대비 고급진 커피, 이른바 ‘가성비 높은 커피’로 유명해졌다. 김 대표는 커피 시장에서 살아 남는 비결은 단순하다고 말했다.
그는 “멋있는 곳에서 맛있는 커피를 진심을 담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저가 커피여서 품질이 낮다는 편견을 당당히 깨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마이너스 매출을 기록하던 창업 초창기부터 고가의 커피머신을 사용해 맛의 품질을 높였던 것도 이 때문이다. 김 대표는 “쉽게 비유하면 벤츠나 샤넬 정도의 고가 커피머신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물론 부담이 되지만 양질의 커피를 제공하겠다는 첫 다짐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김대표는 앞으로 다양한 메뉴 개발은 물론, 숍인숍매장, 디저트 메뉴 출시 등 또 다른 경쟁력을 확보해 커피 전쟁에 대비할 계획이다.
[디지털뉴스국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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