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직속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하 특별수사단)이 공공분야 비리 일소에 집중하기로 했다. 국가 재정 건전성 저해 사범에 수사 초점을 맞추고 국민 세금 낭비 방지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또한 검찰은 오는 4월 국회의원 총선거 과정에서 ‘지역감정’을 조장하거나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행위를 집중적으로 걸러내 처벌하기로 했다. 중요 선거 범죄의 신속한 수사를 위해 중앙 및 각 시도 선거관리위원회와 함께 운영하는 ‘고발 전 긴급통보’ 제도도 확대 실시키로 했다.
법무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올해 추진할 주요 업무를 보고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정부는 부패 방지 4대 백신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검찰에 특별수사단을 신설하는 등 부패 방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올해는 총선도 잘 치러야 하는 만큼 엄정한 법질서 확립과 부정부패 척결이 더욱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법무부는 올 한해 검찰이 △합리적 경영판단을 벗어난 위법·부당 사업 △비자금 조성과 횡령 △직무관련 금품수수 △관급공사 관련 공무원 비리 △부당한 업무 지연 및 전가 등 직권남용·직무유기 행위를 집중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보조금·출연금 주관부처와 협업체계 강화해 정부 보조금 횡령 등 국가재정 침해사범도 철저히 단속하고, 수사로 드러나 부정 수급액은 적극 환수에 나설 방침이다. 전국 고검에는 ‘회계분석·자금추적 지원팀’을 설치해 수사에 힘을 보탠다. 박 대통령도 “국고 보조금의 중복·부정수급을 사전 예방하는 데 더욱 각별한 노력을 기울달라”고 당부했다.
법무부와 검찰은 ‘4·13 총선’ 대비 △금품선거 △흑색선전 △여론조작 등 선거범죄를 집중 단속한다. 특히 신설된 공직선거법 110조 2항 등에 근거해 지역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행위를 엄단하기로 했다. 지역감정 조장 행위는 친고죄가 아니기 때문에 인지수사도 가능하다.
선관위 조사 과정에서 중요 증거가 인멸되는 상황을 막고자 ‘고발 전 긴급통보 제도’도 더 적극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선관위와의 긴밀한 협력 하에 중요 사건에 한해 이 제도를 통해 검찰 고발 전 압수수색에 나서기로 했다.
법무부는 최근 잇따라 발생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아동학대 범죄에 대한 종합대책도 내놨다. 우선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에 △성폭력피해자통합지원센터 △육아종합지원센터 △입양기관 종사자 등 3개 직군을 추가하도록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한다. 현행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는 아동복지시설 기관장, 아동복지전담공무원, 초·중·고교 교직원 등 24개 직군이 신고의무자로 지정돼 있다.
검찰 수사 체계도 이에 맞춰 정비된다. 전국 58개 검찰청에 아동학대 전담검사 111명이 지정되는 한편 대구지검과 광주지검에는 올해부터 여성아동범죄조사부가 신설됐다. 신은선 부장검사(44·여·사법연수원 30기)와 오정희 부장검사(44·여·30기)가 각각 대구지검과 광주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으로 보임되는 등 지난 검찰 정기인사를 통해 수사 인력 배치도 마쳤다. 죄질이 불량한 학대 범죄는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하기로 했다.
아동학대 범죄의 구형과 선고 현황도 분석할 방침이다. 대검찰청은 현재 공판송무부(부장 김해수 검사장) 산하 ‘사건처리 기준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고 범죄 유형별 구속 여부, 보호처분, 구형 등의 세부 사건처리 기준 마련에 돌입한 상태다.
중소·벤처기업 지식재산권 보호시스템도 제고된다. 특허권 침해사건 전담수사체계 구축하는 방안의 일환으로 △지식재산권 전문검사 양성 △변리사 등 ‘특허수사 자문관’ 채용 △지식재산권 침해 형사사건 관할 5개 고등법원 소재 지방법원에 집중하는 법령 개정 추진 △중점검찰청(대전지검) 지정 등이 추진된다. 특허수사 자문관 3명을 서울중앙지검과 대전지검에 나눠 배치시킬 예정이다.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50·20기)은 “그동안 특허 관련 사건은 특허법원의 결정 있을 때까지 판단 유보하는 경우 많았는데 이제 자문관을 두고 관할청도 지정해 사건처리 시간이 대폭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는 무인 자동출입국 심사 제도를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적용 대상 연령을 만14세에서 7세로 대폭 낮추고 17세 이상의 모든 등록외국인이 혜택을 볼 수 있게 된다.
보복범죄가 우려되는 피해자들에게는 스마트워치가 제공된다. 비상 시 간단한 버튼 조작으로 피해자의 보호자와 경찰에 연락이 가고, 이를 통해 신변의 위협을 벗어나게 한다. 법무부에 따르면 보복범죄는 해마다 늘고 있다. 2012년 236건에서 2013년 237건, 2014년 255건, 지난해에는 346건을 나타냈다.
재범률을 떨어뜨리기 위해 지능형 전자발찌를 활용하는 내용도 이날 업무보고에 포함됐다.
[김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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