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2번째로 근무시간이 긴 우리나라에서 주4일제를 시행하는 ‘꿈의 기업’이 등장했다.
디자인 전문 기업 에이스그룹은 지난 4일 시무식을 열고 주4일제 시행을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근무일을 1일 더 줄이기로 결정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지난 2012년 설립된 에이스그룹은 IT기기 케이스 등 디자인 용품을 제작, 판매하고 있다. 창업 3년만에 매출이 900억원을 돌파했고, 사원도 200여명을 넘어서는 등 상장을 준비하는 중견기업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벤처로 시작한 에이스그룹은 직원 복지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주4일제를 도입하기 전에도 하루 6시간으로 업무를 제한한 바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가 정규 근무시간이고, 이후 사무실을 모두 소등한다. 점심시간은 오후 12시부터 2시간이라 직원들은 여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임직원들의 행복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라며 “주4일제 시행으로 개인이 행복을 찾는 하루를 누렸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충주에 위치한 화장품 제조사인 에네스티도 주4일제를 도입했다. 에네스티는 2010년부터 3년간 직원 80%를 대상으로 이같은 근무제도를 시범운영했다. 이후 문제점을 보완해 2013년부터 전직원을 대상으로 주4일제를 운영 중이다. 직원들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하루 9시간씩 주 36시간을 일한다.
주4일제 시행 이면에는 직원의 자기계발 시간을 늘려 회사 전체의 생산성을 확대하겠다는 경영진의 목표가 깔려있다. 실제로 직원들이 짧은 시간 안에 업무를 마치기 위해 효율적인 방법을 모색하면서 회사와 동반성장하고 있다. 에네스티는 현재 30여 명의 직원들이 수출을 포함해 한해 100억원 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기업 전문가들은 주4일제 근무가 ‘노동 강도를 줄인다’는 의미를 넘어선다고 조언한다. 한 업계 전문가는 “사례를 보면 직원들은 늘어난 휴일에 학원을 다니거나 가족들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한다”며 “건강한 인력을 얻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에 대한 충성도가 강해질 뿐만 아니라 국가 내수 확대도 도움이 된다는 분석도 있다”고 덧붙였다.
주 4일 근무제는 1990년 폭스바겐, 2000년 루프트한자에서 도입하며 알려졌고, 최근 일본 유니클로에서 도입을 예고해 화제가 됐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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