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부작용으로 환자 사망…법원 "한의사, 유족에 2억여원 배상하라"

접촉성 피부염 등이 소화기 장애 탓이라며 한약과 침뜸만으로 치료하려던 한의사가 환자 사망으로 유족에게 수억원대 손해를 배상하게 됐습니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박모씨 유족이 한의사 김모(63·여)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상고심에서 "총 2억6천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습니다.

김씨는 2009년 당시 20세였던 박씨에게 접촉성 피부염의 원인이 소화기 장애로 인한 면역체계 이상이라 진단하고, 1년 동안 한약을 복용하면 완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양방 치료를 끊은 박씨는 한약을 복용하고 침뜸 치료를 받은지 두 달 만에 황달 증세를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김씨는 변비로 인한 독성 때문이라며 비슷한 한약을 계속 처방했습니다.

박씨는 결국 대학병원 응급실에 입원했으나 이미 간 기능 80∼90％를 상실한 후였습니다.

간 이식 수술을 받은 박씨는 4개월 동안 병상에서 고통받다 패혈증 등으로 사망했습니다.

박씨 부모는 한의사 김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1·2심은 "김씨가 한약 복용으로 인한 간 기능 손상의 위험성을 설명하지 않았고, 황달 증세가 나타난 박씨에게 양방 병원 치료를 받도록 하지 않았다"며 2억6천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대법원도 이 같은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김씨는 박씨 사망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80％로 보고 배상액을 산정한 원심이 지나치게 불합리하다고 주장했으나 인정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