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한 지참금 달라…법원은 '염치없어'

【 앵커멘트 】
이혼 소송을 제기하면서 결혼 전에 약속했던 지참금을 내놓으라고 요구한 의사에게 패소판결이 내려졌습니다.
법원은 이 남성의 행동이 염치없는 것이라고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강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중매로 만난 아내와 지난 2006년 결혼한 A씨.

결혼 전 A씨의 장인은 결혼하면 부동산을 팔아 현금 5억 원과 5억 원짜리 아파트를 마련해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A씨는 그것도 모자라 장인에게서 같은 내용의 각서까지 받았습니다.

하지만, 장인이 부동산 매매 잔금을 받지 못해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서 일이 틀어졌습니다.

결혼 뒤 각방을 쓰고, 생활비조차 주지 않았던 A씨, 심지어 결혼 전에 만나던 여자와 관계까지 유지했습니다.

결국, 결혼 9개월 만에 협의이혼을 요구한 A씨는 이혼 소송과 함께 약속한 돈을 내놓으라는 약정금 청구소송까지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이런 A씨의 행동이 '몰염치하다'면서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습니다.

서울고법 민사12부는 각서를 써준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법적인 효력은 인정된다고 전제했습니다.

그러나 혼인관계가 파탄 난 뒤에도 지참금을 달라는 것은 부부로 만나고 헤어지는 데 있어서 사람으로서 지킬 예의를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질책했습니다.

그러면서 법원 A씨의 행동에 대해 '염치없는 것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면서 소송은 인륜에 반하는 권리 남용에 해당한다고 못박았습니다.

MBN뉴스 강현석입니다. [wicked@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