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같은 반 친구끼리 ‘노예계약서’를 작성하고 수개월간 폭행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6일 광주시교육청 홈페이지에는 ‘학교가 조폭을 양성하는 곳인가’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고3 자녀를 둔 학부모가 작성한 것으로 “현대판 노예를 양성하는 세상에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가해자와 해당 학교관계자를 고발한다.”는 내용의 글이다.
게시물에 따르면 광주 지역의 모 고교 3학년에 다니는 A(18)군은 지난 3월 같은 반 친구 B(18)군의 강요에 못 이겨 ‘노예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글을 쓴 학부모는 “B군은 자기보다 여린 학생을 구타하고 흉기로 위협해 ‘노예계약’에 사인을 하게 만들었다”면서 “노예계약서에 사인을 한 학생은 하루도 빠짐없이 머리와 가슴, 어깨 등을 맞아가며 시중을 들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또 “C군은 노예계약을 한 학생에게 보통 3~4일에 한번 씩 돈을 빼앗고, 심지어 흉기를 들고 '동맥을 끊어 버리겠다','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죽여 버리겠다'"고 위협 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3 수험생인 아들이 스트레스성 복통과 설사, 두통, 구토 등을 호소해 B군의 폭행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이상한 느낌이 들어 담임교사에게 자세히 알아봐 달라고 했으나 ‘모른다’는 답변만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전화나 문자를 남겨 달라고 담임선생님에 말했지만, 아이가 조퇴, 무단외출을 무수히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화나 문자 한번 없었다"며 "담임이 성의를 보였다면 '우리 아이가 조금 더 일찍 노예에서 행방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학교 측에도 서운함을 표했다.
광주시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대한 진상파악에 나서 일부 피해사실을 확인했으며,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어 학교 측에 관리소홀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한편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정말 끔찍한 일이다.”, “학교 폭력이 점점 심해진다. 아이들이 서로 믿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절실하다.”, “같은 반 친구를 노예로 삼다니 잔인하다”, “가해 학생도 나쁘지만 학교 측도 무성의 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정아 인턴기자(mbnreporter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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