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소추 되고 보니 이제야 대통령이구나 생각"
"취임 후 정신없이 일만 했다…이번이 4번째 직무정지"
민주당 겨냥해선 "국정 마비, 헌정질서 붕괴 몰아붙여"
비상계엄에 대해선 "2시간 짜리 내란이 어딨나" 기존 입장 되풀이
"국회 280명, 선관위에 290명의 병력이 투입, 평화롭게 마무리"
'내란 수괴'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A4 용지 4장 분량의 자필 입장문을 공개했습니다."취임 후 정신없이 일만 했다…이번이 4번째 직무정지"
민주당 겨냥해선 "국정 마비, 헌정질서 붕괴 몰아붙여"
비상계엄에 대해선 "2시간 짜리 내란이 어딨나" 기존 입장 되풀이
"국회 280명, 선관위에 290명의 병력이 투입, 평화롭게 마무리"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된 직후인 오늘(15일) 오후 윤 대통령 공식 페이스북에 자필 입장문이 공개됐습니다.
A4 용지 4장 분량으로 올해 초 윤 대통령이 직접 만년필을 들고 밤새 작성한 '국민께 드리는 글'이라며 원고 그대로 공개한 겁니다.
해당 글을 통해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4일 탄핵 소추되고 나서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갖게 됐다"며 "좀 아이러니하지만 탄핵 소추가 되고 보니 이제야 제가 대통령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26년의 공직생활, 8개월의 대선 운동, 대통령 당선과 정권 인수 작업, 대통령 취임까지 과거를 회상하면서 "취임 이후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정신없이 일만 하다 보니, 제가 대통령이라는 생각을 못하고 지내온 것 같다"면서 "대통령 답게 권위도 갖고 휴식도 취하고 하라고 조언하는 분도 많이 계셨지만 취임 이후 나라 안팎의 사정이 녹록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국민 여러분께서 어려운 여건에도 저와 정부를 믿고 따라주신 덕분에 차근차근 현안과 위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면서 "좀 더 현명하게 더 경청하면서 잘했어야 했는데 하는 후회도 많이 든다"고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직무정지가 저의 공직생활에서 네 번째 직무정지다. 검사로서 한 차례, 검찰총장으로서 두 차례, 모두 세 차례의 직무정지를 받았다'며 "어리석은 선택으로 직무정지를 받다 보면 가까운 사람들이 등을 돌리고 외로움을 느낄 때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해도 풀리고 많은 분들의 응원과 격려가 힘이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공수처 조사 받으러 들어가는 윤 대통령
그러면서 외부의 주권 침탈 세력과 손을 잡는 국내 세력이 거대 야당이 되는 경우엔 국익에 반하는 반국가행위는 계속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막강한 국회 권력과 국회 독재로 입법과 예산 봉쇄를 통해 집권 여당의 국정 운영을 철저히 틀어막고 국정 마비를 시킨다"며 여야 간의 정치적 의견 차이나 견제와 균형 차원을 넘어서, 반국가적인 국익 포기 강요와 국정 마비, 헌정질서 붕괴를 밀어붙인다"고 비판했습니다.
부정 선거 증거가 많다는 기존 입장도 되풀이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를 가능하게 하는 선관위의 엉터리 시스템도 다 드러났다. 특정인을 지목해서 부정선거를 처벌할 증거가 부족하다 하여, 부정선거를 음모론으로 일축할 수 없다"면서 "선거 소송의 투표함 검표에서 엄청난 가짜 투표지가 발견되었고, 선관위의 전산시스템이 해킹과 조작에 무방비이고, 정상적인 국가기관 전산 시스템의 기준에 현격히 미달한데도, 이를 시정하려는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헌법 66조는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국가를 대표하며 국가의 독립, 영토의 보전, 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진다고 되어있다. 쉽게 말해 대통령에게 대한민국의 하드웨어를 지키고 운영체계와 소프트웨어를 수호하라는 책무를 부여한 것"이라며 "거대 야당의 일련의 행위가 전시, 사변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라고 판단해 대통령에게 독점적, 배타적으로 부여된 비상계엄 권한을 행사하기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계엄이라는 말이 상황의 엄중함을 알리고 경계한다는 뜻 아니겠냐. 자유민주주의와 헌법질서를 지키려 했다"며 "부정선거 가동 시스템을 국민들께 제대로 알리고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필요 최소한의 병력 투입을 지시했고 국회 280명, 선관위에 290명의 병력이 투입됐다. 국회 투입 병력은 국회 마당에 대기해 있다가, 그리고 선관위 투입 병력은 수십 명의 디지털 요원만 내부 시스템에 접근하고 나머지는 외부에 대기해 있다가 국회 계엄 해제 요구 의결이 있자 즉각 철수했다"고 적었습니다.
아무런 사상자나 피해 없이 평화롭게 마무리 됐다며 계엄은 범죄가 아니라는 게 윤 대통령의 주장입니다.
윤 대통령은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께서 확고한 권리와 책임의식을 가지고 이를 지키려고 노력한다면, 이 나라의 미래는 밝고 희망적"이라는 말로 입장문을 마무리했습니다.
한편, 이날 현직 대통령으로선 최초로 체포된 윤 대통령은 현재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