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인 줄 아세요?"…국감장에서 퇴장 당한 간부

황인수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조사1국장이 오늘(10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마스크를 벗어달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아 퇴장당했습니다.

이날 행안위 국정감사에서는 신분 확인 과정에서부터 소란이 발생했습니다. 증인으로 출석한 황 국장이 신분 확인을 위해 마스크를 벗어달라는 행안위원들의 요구에도 끝까지 얼굴 공개를 거부한 겁니다.

황 국장은 국가정보원 대공업무에 종사했던 자신의 경력을 언급하며 “28년간 매국노를 잡아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얼굴 공개 시 근무 당시 도움을 준 이들에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신정훈 행안위 위원장은 “증인의 기본적인 사항은 신원부터 확인이 돼야 증언이 가능하다. 우리 중에 누구도 증인이 황인수 국장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없다”며 “확인해야만 국정 감사가 진행될 수 있다. 다시 한번 마스크를 벗어줄 것을 명령한다”고 강하게 요구했습니다.

그러자 황 국장은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다른 행안 위원들은 “양해가 안 된다고요” “영웅인 줄 아시나” “어이가 없다” “창피한 줄 아시라”라고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또 황 국장이 “저는 제가 황인수라는 걸 말씀드렸다”고 말하자, 신 위원장은 “그걸 누가 믿습니까”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주민등록증 좀 꺼내보라”는 행안 위원의 말에 실제로 주민등록증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얼굴 공개'를 거부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황인수 조사 1국장의 사진을 들어 보이며 본인 확인을 요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실랑이가 계속되자 신 위원장은 황 국장의 얼굴이 언론을 통해 이미 공개됐다며 과거 보도 사진을 꺼내 들었습니다.

이후 신 위원장은 “이미 얼굴이 만천하에 공개됐는데도 유독 국회 증언대에서 마스크를 쓰겠다는 고집스러운 주장은 어떤 이유로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황 국장에게 퇴장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도 함께 퇴장 조치됐습니다.

신 위원장은 김 위원장에게 “황 국장이 마스크를 벗도록 조치하라”고 요구했지만, 김 위원장은 “다른 국가기관이나 정부에 의뢰한 결과 기관장이 (마스크를 벗도록) 강제할 수 없게 돼 있고, 불법이나 품위유지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신 위원장은 황 국장의 얼굴 공개 거부를 양해해달라는 태도를 밝힌 김 위원장에 대해서도 퇴장 명령을 내렸습니다.

앞서 황 국장은 지난 6월 19일과 7월 11일 두 차례 행안위에 마스크를 쓴 채 참석하고는 벗으라는 위원들의 지적에 응하지 않아 논란을 빚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