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꽝꽝꽝'…드라마 찍겠다며 세계유산 5곳에 못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병산서원 만대루에 촬영 소품을 달기 위해 못질을 하는 등 문화재를 훼손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경북 안동시는 현장 조사에서 못자국 5개를 발견했다며 고발 등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오늘(2일) 밝혔습니다.

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3∼4시쯤 KBS 드라마 제작팀은 병산서원을 배경으로 촬영하던 중 소품용 모형 초롱 6개를 매달기 위해 만대루 나무 기둥에 못자국 5개를 남겼습니다.

못자국은 개당 두께 2∼3㎜, 깊이 약 1㎝가량으로 파악됩니다. 1개 초롱은 원래부터 기둥에 있던 틈을 이용해 매단 것으로 보인다고 시는 설명했습니다.

드라마 제작진이 병산서원 호롱불에 초롱을 덧대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병산서원은 사적 제26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문화재입니다.

특히 만대루는 소박하고 절제된 조선 중기 건축물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우리나라 서원 누각의 대표작이라고 평가받습니다. 보물로도 지정돼 있습니다.

안동시는 제작진에게 촬영 허가를 하며 ‘문화유산 보호구역 내 별도 시설물 설치와 문화유산 훼손 행위를 금한다’며 ‘촬영은 문화유산의 안전과 보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에 한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KBS 측은 사과문을 통해 “이유 불문하고 현장에서 발생한 상황에 대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해당 드라마 관계자는 병산서원 관계자들과 현장 확인을 하고 복구를 위한 절차를 협의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또한 재발 방지 대책, 추가 피해 상황에 대해서도 적극 논의하겠다고 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