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자유와 인권, 법치가 존중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 운동이었습니다”
전날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8·15 광복절 기념사 일부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나라가 있었는데 ‘건국’(建國)이라는 표현은 온당치 않다며 이명박 정부 당시 뉴라이트 주장을 답습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광복절 때면 해마다 좌우 진영 간 1919년 상해임시정부 수립을 대한민국 원년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인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삼아야 한다는 논쟁이 반복돼 왔습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윤 대통령의 축사를 놓고 두 갈래로 갈라진 진영 논쟁보다는 과거와 미래를 관통하는 독립운동의 세계사적 의미를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역사 의식 부재라고 꼬집었습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오늘(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대한민국 관보 제1호 인쇄본을 공개하고 있다. / 사진=더불어민주당 유튜브 캡처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오늘(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1948년 9월 1일을 ‘대한민국 30년’이라고 펴낸 ‘관보’(官報) 1호를 공개했습니다.
정 최고위원은 “우리는 1948년 8월 15일을 ‘정부수립’이라고 하지 대한민국 국가건립, ‘건국’이라고 말하지 않는다”며 “헌법전문도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라고 돼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초대 대통령 이승만도 이런 헌법 정신에 따라 1948년 정부수립 이후 첫 번째 펴낸 관보 1호에서 대한민국 1948년 9월 1일을 ‘대한민국 30년 9월 1일’이라 못박아 놓았다”며 “다시 말해 1919년이 대한민국이 시작된 ‘대한민국 1년’이다”라고 했습니다.
정 최고위원은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일이라고 주장하는 세 가지 이유를 언급했습니다. 그는 “일본의 강제 병합은 합법적이었고, 따라서 일제의 한반도 점령은 정당하다는 논리적 귀결로 내선일체 국가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국가 없었으니 독립운동의 역사도, 친일의 역사도 우리나라의 역사가 아닌 것으로 귀결돼 결과적으로 독립투쟁의 애국도, 친일의 매국도 우리의 역사가 아닌 것으로 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일제강점기 동안 나라가 없었으니 친일 역사 지우고, 독립운동 역사 지우고 퉁치자는 결론에 이르고 싶어 그런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장경태 최고위원도 “이번 광복절 경축사는 치욕의 연설로 기록될 것”이라며 “독립운동을 건국운동으로 규정하며 MB정권 당시 뉴라이트 학자들이 주장하던 15년 전 뉴라이트 망령이 대통령의 입을 통해 광복절에 되살아난 것”이라며 힘을 실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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