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향해 "참사를 정치에 악용한다" 비판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들의 이름과 영정 공개를 두고 여야 간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패륜'을 저지른다고 비판했는데, 이 대표는 "유족이 원하는 방식으로 애도하는 것이 패륜이냐"고 반박했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오늘(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참다 못해 한 마디 한다. 유족이 원하는 방식으로 애도하는 것이 패륜이냐. 고인의 영정 앞에 그의 이름을 불러드리는 것이 패륜이냐. 참사를 정치에 악용하는 것은 국민의힘"이라며 "정쟁에만 매몰되면 상식적인 사고가 되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참사 앞에서도 이러면 도대체 어떡하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대표는 "국면 전환을 위해 앴는 것 같은데 제발 다른 것 신경쓰지 말자. 지금은 참사의 진실을 밝힐 시간이고, 유족과 피해자분들을 사회적 연대의 힘으로 끌어안아야 할 시기"라며 "더불어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이번 참사의 진상을 밝히고 유족과 피해자를 위한 마땅한 지원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니 국민의힘도 참사를 정치에 악용하는 일 그만두고 국정조사 동의로 진실을 밝히는 최소한의 예를 다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같은 날 이 대표의 게시물이 올라온 지 약 30분 후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명단 공개 주장을 '패륜'이라고 규정지었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이미 '유가족의 슬픔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패륜 행위'라고 규정한 바 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의 패륜 행위는 멈출 줄을 모른다"며 "민주당은 패륜을 멈추고 공당의 금도를 지키라"고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 국가보훈처는 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 명단의 공개를 거부한 바 있다. 대법원 역시 국가보훈처의 비공개 결정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유공자 명단은 개인에 관한 사항이기 때문"이라며 "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의 명단도 비공개가 정당하다면, 유족 대다수가 원치 않는 이태원 희생자 명단은 왜 공개되어야 하느냐. 더욱이 공개될 경우 희생자와 유족의 인격권 침해 등 심각한 2차 피해가 우려되는데도 말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희생자와의 존엄과 유가족의 아픔은 안중에도 없는 것이냐"며 "국가적 참사와 비극을 매번 당리당략에 이용하려는 나쁘 습성을 당장 버리기 바란다"고 '국민의힘이 참사를 정치에 악용한다'는 이 대표의 말을 되돌려줬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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