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김창룡 경찰청장의 사표 수리를 보류하기로 했다. 해외 순방 일정을 마무리한 뒤 적법한 절차를 밟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27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김 청장의 사표를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처리할 방침이다. 검찰 수사 또는 감사원 감사를 받고 있거나 징계 심사에 계류 중인지 등을 조회한 뒤 문제가 없는지를 살펴 사표 수리 여부를 최종 판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윤 대통령은 참모들로부터 김 청장이 임기 만료를 한 달가량 앞둔 이날 전격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는 보고를 받았다. 김 청장은 예상대로 이날 오전 사의를 표명한 뒤 경찰청을 떠났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김 청장이 입장문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경찰제도 개선 방향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나타낸 것이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윤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스페인 마드리드로 출국하는 날 최고 치안 책임자가 옷을 벗겠다고 나서 심각한 혼란을 야기했다는 비판이다.
김 청장은 "경찰청장으로서 저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에 대해 깊이 고민한 결과 현 시점에서 제가 사임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을 내렸다"며 "행정안전부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 논의와 관련해 국민의 입장에서 최적의 방안을 도출하지 못해 송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록 저는 여기서 경찰청장을 그만두지만 앞으로도 국민을 위한 경찰제도 발전 논의가 이어지기를 희망한다"면서 차기 지휘부에 "국민의 뜻을 받들고 구성원의 지혜를 모아 최선의 경찰제도 마련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믿는다"고 당부했다
한편 김 청장의 사표가 수리되면 윤희근 경찰청 차장이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차기 경찰청장으로는 윤희근 경찰청 차장,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우철문 부산경찰청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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