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연평도 북방한계선(NLL) 북측 해상에서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공무원의 아들 이모 군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무슨 자격으로 사과를 받았으니 된 것 아니냐는 말을 내뱉느냐"라고 비판했다.
고(故) 이대준(사망 당시 46세)씨의 유족 측은 20일 이 씨의 아들 이 군이 쓴 A4용지 2장 분량의 편지를 공개했다. 이 씨는 지난 2020년 9월 북한군에 피살된 뒤 그간 월북했던 것으로 추정됐으나, 당국은 최근 이를 번복했다.
이 씨의 아들 이 군은 우 위원장을 향해 "누가 누구한테 사과했다는 것이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 가족에게 사과했나. 그리고 제가 용서를 했느냐"며 "조선중앙통신에서 모든 책임이 남쪽에 있다고 했는데 이것이 북한을 굴복시킨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하루아침에 남편과 아버지를 잔인하게 잃은 가족들의 처참한 고통이 어떤 것인지 아느냐"며 "한 가정의 아픔에 대해서는 공감하지 못하고 정치적인 이익에 따른 발언을 무책임하게 내뱉는 것에 국회의원 자격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우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이대준씨 피살 사건과 관련,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를 만들며 총공세에 나서자 "민생에 주력하기보다는 (민주당 정권이) 북한에 굴복했다는 이미지를 만들려는 신색깔론"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2020년 9월 북한군이 피살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유가족과 법률대리인이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회관에서 전날 대통령실과 해양경찰이 발표한 이른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 군은 이를 겨냥해 "월북인지 아닌지가 뭐가 그리 중요하냐고?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면 왜 그때 그렇게 월북이라 주장하며 사건을 무마시키려 했던 거냐. 월북이라는 두 글자로 저와 어머니는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했고, 우리 가정은 완전히 망가졌다"고 토로했다.이어 "당신들만 알고 공개조차 할 수 없는 것을 증거라며 '너희 아버지는 월북이 맞으니 무조건 믿어라!' 이것인가. 반인권적인 행위"라며 "월북이라는 단어가 갖는 그 무게를 안다면 보여주지 못하는 정황만으로 한 가족을 묻어버리는 이런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또 "그렇게 떳떳하면 판사가 공개하라고 판결한 정보를 대통령기록물로 지정할 때 왜 가만히 계셨느냐"며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하면 대통령기록물을 열람해 아버지의 월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들었다. 확신하시면 모든 정보를 지금이라도 공개하시면 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우 의원의 소속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이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아님을 기억하기 바란다"라며 "또다시 2차 가해가 진행된다면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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