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의 낙선을 두고 '내탓네탓' 공방전이 벌어졌다.
김 후보가 '8000표' 차로 고배를 마시게 되자 '5만여 표'를 얻은 강용석 무소속 후보를 향한 '책임론'이 들끓고 있다. 이에 강 후보 측은 "김은혜 후보 측이 단일화 협상을 파기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보수 후보인 강용석 후보가 선거를 완주한 탓에 표가 분산돼 결국 김은혜 후보가 패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후보가 소장으로 있는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에도 지지자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지지자들은 "가세연 구독을 취소하겠다", "후원금을 취소하고 싶다" 등 김은혜 후보 낙선의 책임을 강 후보에게로 돌렸다. 실제로 91만명이 넘었던 유튜브 구독자 수가 3일 오전 10시 현재 87만6000명까지 곤두박질쳤다.
김은혜 경기도 지사 후보가 2일 경기도 수원시 국민의힘 경기도당 대강당에 마련된 선거캠프에서 선거패배를 인정한 뒤, 꽃다발을 들고 나서고 있다. [김호영 기자]
가세연 내부에서도 분열하는 조짐을 보였다.김세의 가세연 대표는 전날(2일) 강 후보와 강 후보 캠프를 비판하는 글을 연이어 올렸다. 김 대표는 가세연 유튜브 채널 공지에 "김은혜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했는데, 강용석 캠프 핵심관계자들이 반대해 못 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같은 날 오후 또 공지를 올려 "내가 강용석 소장을 부추겨 경기도지사에 출마했다고 누군가가 선동하고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에 강 후보 측은 김은혜 후보 측에서 단일화를 일방적으로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강 후보 캠프에서 선대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차명진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분명 강 후보는 일찍부터 김은혜 후보와의 단일화를 요구하고 조건을 제시했다. 그러나 개무시당했다"며 "극우랑 단일화하면 중도가 빠져나간다. 지지선언도 하지 말고 아예 소리소문없이 죽어라'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강 후보 캠프 권유 총괄선대본부장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2주 전 김세의 대표에게 협상 전권을 주고 단일화 협상을 시작했었다"면서 "하지만 김 대표가 추진해온 협상 방식이 우리 캠프와 부합하지 않았기 때문에 강 후보는 그 내용에 동의하지 않아 단일화를 무산시켰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경기지사 선거 결과를 두고 "'후보단일화'는 불가능했다"고 선을 그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분명하게 말씀드린다. 경기지사 선거 과정에서 협상을 통한 '후보단일화'는 불가능했다"며 "단일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강용석 후보의 사퇴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정식으로 협상을 통해 후보단일화를 했다면, 오히려 다른 지역에서 감표 요인이 되었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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