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 측 “좌시할 수 없는 상황”…고발 검토
“반이성적 행위 원천적 규제 논의 이뤄지길”
“반이성적 행위 원천적 규제 논의 이뤄지길”
문재인 전 대통령 측이 확성기를 이용한 사저 앞 보수단체 시위에 대해 고소장 접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문 전 대통령 비서실이 이들의 원색적 욕설이 담긴 영상을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 비서실은 오늘(30일) 보도자료를 내고 “평온했던 마을이 고성과 욕설이 난무하는 현장이 됐다. 문 전 대통령이 퇴임하고 평산마을에 내려온 이후 반복되는 일상”이라며 4건의 영상 공개를 통해 강력 대응에 나섰습니다.
비서실은 “마을 어르신들은 매일같이 확성기 소음과 원색적인 욕설에 시달리며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고 있다”며 “주민들의 일상이 파괴되는 것은 물론 건강한 삶마저 위협받는 그야말로 생존의 문제가 됐다. 더는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영상을 공개하는 이유에 대해 “집회·시위의 외피를 쓰고 매일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반이성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알려 우리 사회가 정면으로 이 문제를 다루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에 보름째 주차중인 문 전 대통령 반대 단체 집회 차량. /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막무가내식 저주와 욕설로 선량한 피해가 커지고 있는데도 공권력은 왜 무기력해야 하는지, 마을 주민들의 사생활과 행복추구권은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등 반이성적 행위를 원천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해 실천적 논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며 “이를 통해 성숙한 민주주의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정부와 치안당국도 단호히 대응해 줄 것을 요구한다”며 “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마을 주민과 함께 피해 당사자로서 엄중하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조치를 취하고 있음도 알려드린다”고 강조했습니다.
비서실 측이 공개한 영상에는 “중국으로 꺼져라” “간첩 XX들” “쓰레기 XX” “나와서 무릎 꿇고 사과해. 살인 충동 느껴진다” 등의 발언이 담겼습니다.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에 문 전 대통령 반대단체 집회, 1인 시위에 항의하는 마을주민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앞서 문 전 대통령 측은 지난주 초 관할인 양산경찰서에 사저 앞 보수단체 집회에 대해 고소 절차를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수단체들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시행령에 규정된 소음 기준을 준수하고 있어,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집으로 돌아오니 확성기 소음과 욕설이 함께하는 반지성이 작은 시골 마을 일요일의 평온과 자유를 깨고 있다”며 사저 주변 집회와 관련해 불편한 감정을 표출한 바 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도 28일 “입으로 총질해대는 것과 무슨 차이인가”라며 “증오와 쌍욕만을 배설하듯 외친다. 이제 부모님을 내가 지킬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현재 이 글은 삭제됐습니다.
한편, 집시법 시행령 제14조에 따르면 사저 주변 소음 기준은 주간(오전 7시∼일몰 전) 65dB 이하, 야간(일몰∼자정) 60dB 이하, 심야(자정∼오전 7시) 55dB 이하입니다. 시위에 나선 단체들은 사저 약 100m 떨어진 도로에서 시행령이 정한 소음 기준 55dB 이하의 마이크 소리로 집회를 하고 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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