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보다 하루 늦게 방문한 민주당
“텃밭이라더니…보름 만에 왜 왔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노동자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된 광주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 사고 현장을 찾았습니다. 당초 송 대표는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 면담을 시도할 계획이었지만 문전박대를 받았습니다.“텃밭이라더니…보름 만에 왜 왔나”
송 대표는 오늘(26일) 광주시당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회의를 마친 후 윤호중 원내대표 등 민주당 관계자 20여 명과 함께 붕괴 사고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 가족들과 인근 지역 상인들은 "해결책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인데 보여주기 쇼를 위해 다 늦어선 온 것이냐"며 강력 항의했습니다.
송 대표는 사고 피해자들이 모여 있는 천막을 방문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화정 아이파크 건설현장 피해대책위원회 소속 인파의 저항에 부딪혀 피해자들의 천막에 발을 들이지 못했습니다. 위원회 측은 ‘민주당의 사후 수습은 필요 없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에 휠체어를 타고 등장한 송 대표는 임시로 만들어진 중앙사고수습본부 사무실로 발길을 돌려 사고 현황과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홍석선 화정아이파크 건설현장 피해대책위원장은 "지난 3년 10개월간 우리가 민원을 지속적으로 넣었고 구청과 시청은 물론 지역구 국회의원도 만났는데 이제 와서 '보여주기식' 정치 논리로 움직이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아 방문을 거부한다”고 말했습니다.
사고 피해자 가족 또한 "(더불어민주당은) 항상 호남 지역을 ‘텃밭’으로 칭하고 선거 때만 읍소를 하더니 결국 현장에 온 것은 국민의힘 보다도 늦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정부와 여당은 정권을 갖고 있으면서 현장에서 죽어가는 수많은 노동자들을 무시했는데 지금 웃으면서 선거 운동을 할 때냐"며 일침을 가했습니다.
송 대표는 이날 브리핑에서 "가족들은 사고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와 소방대원의 안전을 걱정하고 그들의 처우개선까지도 부탁했다. 오히려 가족들의 모습에 감동하고 그 모습에 눈물이 찡했다"며 "피해자 가족들이 주신 말씀 잘 새기겠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국토부 산하 진상조사위원회가 가동되고 있다"며 "현대산업개발에 징벌적 조사가 이뤄질 것이다. 현대산업개발은 명예를 걸고 사고에 대한 철저한 피해보상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앞서 국민의힘은 민주당보다 하루 앞선 지난 25일 붕괴 사고 현장을 찾았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해 6월 당 대표로 당선된 뒤 처음 광주에 와서 학동 붕괴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했던 기억이 난다"며 "실종자 가족분들을 돕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 당 국토교통위원회 의원들과 이번 사고의 실태를 파악하고 사고를 유발한 이들이 충분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지난 11일 오후 3시 46분쯤 현대산업개발이 신축 중이던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주상복합아파트 201동에서 23~38층 16개 층 내부 구조물과 외벽 일부가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창호·미장·소방설비 공사를 작업하던 작업자 6명이 실종됐습니다. 그 가운데 붕괴 나흘째인 지난 14일 실종자 1명이 사망한 상태로 수습됐습니다. 현재 나머지 실종자를 구조하는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이혜원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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