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이 한미 간 외교일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장 오는 7일 예정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의 방한이 갑작스럽게 연기되면서 모처럼의 대면 외교를 통해 한미 간 현안을 풀고자 했던 양국 구상에 차질이 생겼다.
미국 국무부는 3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의 아시아 방문 업데이트'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폼페이오 장관이 일본 도쿄를 4∼6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당초 일본 일정을 마치고 7일 몽골을 방문한 뒤 같은 날 한국을 찾을 계획이었는데 일본에만 가기로 아시아 순방 일정을 단축한 것이다.
한국 외교부도 4일 "정부는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해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이 연기된 점에 대해 아쉽게 생각하며, 조속한 시일 내 다시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이 추진되기를 기대한다"며 방한 연기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8일 오전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강경화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회담도 취소됐다.
양 장관은 회담에서 한미관계와 한반도 정세, 지역·글로벌 문제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었다. 특히 최근 북한의 한국 공무원 사살로 한반도 정세가 더 나빠진 상황이라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에 관심이 집중됐다.
폼페이오 장관이 한국과 몽골 방문 일정은 조정하면서 일본에는 계획대로 가는 것을 두고 한국보다 일본과 협의를 더 중요시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국무부는 도쿄에서 예정된 쿼드 외교장관 회의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공지했다. 쿼드는 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국의 협의체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견제에 목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외교의 초점이 인도·태평양에서 중국을 견제할 우호 세력 구축에 있는 점을 고려하면 4개국의 외교장관이 어렵사리 한자리에 모이는 쿼드 회담만큼은 미루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에 따르면 미국은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이라는 초유의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일정을 조정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한국 정부에 사전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
이번 방한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폼페이오 장관의 '고별 순방'의 성격도 있다는 점에서 방한 연기가 양국 간 협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미 외교당국은 미국 측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폼페이오 장관 방한을 다시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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