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서울 강서갑 공천이 '조국 사태'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온 금태섭 의원과 '조국백서'의 필자로 참여한 김남국 변호사의 경선 구도로 정해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당 일각에서는 강서갑 경선이 '조국 대 반(反)조국' 구도로 치러질 경우 조국 사태가 재조명되면서 총선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김 변호사는 오늘(18일) 오후 4시30분 국회에서 강서갑 출마 기자회견을 할 예정입니다.
김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번 총선은 미완의 개혁 작업을 완수하느냐, 혹은 거꾸로 후퇴냐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선거"라며 "총선에서 진다면 보다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국민이 든 촛불은 모두 꺼져버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 절박함 때문에 눈물을 쏟았고 그 진심으로 정치를 시작했다"며 "그 진심과 절박함으로 오직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사실상 출마의 변을 밝혔습니다.
금 의원은 이날 오전 민주당 의원총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총선을 조국 수호 선거로 치를 수 없다. 수도권 전체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열심히 해서 반드시 (경선에서) 승리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조국 수호가 이슈가 되는 선거를 치르는 건 미래를 바라보는 것도 아니고, 자칫 유권자에게 저희가 하는 일이 절대 틀리지 않는다는 오만한 자세로 비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이달 초 민주당에 입당한 김 변호사는 '조국백서추진위원회' 필자로 참여했습니다. 조국백서는 '조국 사태' 당시 검찰과 언론의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지지자들의 후원금을 모아 추진됐습니다.
금 의원은 '조국 사태' 당시 당에 쓴소리를 내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처리 당시 기권표를 던졌습니다. 이로 인해 일부 민주당 핵심 지지층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습니다.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경선 확정 절차가 남아있긴 하지만 강서갑 경선은 '조국(김 변호사) 대 반조국(금 의원)'의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민주당이 이미 복수의 후보가 있는 금 의원 지역구에 공천 후보를 추가 공모한 데 이어 김 변호사가 강서갑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일각에서는 '미운털'이 박힌 금 의원을 겨냥한 당의 '자객 공천' 시도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다만 민주당은 김 변호사의 강서갑 출마가 개인적 판단일 뿐이라며 선을 긋고 있습니다.
금 의원은 강서갑 추가공모와 김 변호사의 출마를 두고 '자객 공천'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데 대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후보자 입장이니 당에서 정하는대로 (그에) 따라 열심히 할 뿐"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당내에서는 강서갑 경선 논란이 총선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당이 취한 일련의 조치가 강서갑 출마가 무산된 정봉주 전 의원의 지지자들을 달래기 위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당이 강성 지지자들에 끌려 다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금 의원이 만약 공천에서 탈락하면 민주당은 2016년 총선에서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이 폭망했던 그 길로 가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바닥 민심이 많이 돌아섰다. 여론조사에서 나오는 것과 다르다"라며 "(민주당이) 역사에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한다는 게 역사의 교훈"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강훈식 의원은 BBS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에 출연, "금 의원이 다른 후보랑 경쟁해 이긴다면 강성 지지자들이 민주당을 끌고 가는 게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고, 진다면 강성 지지자들이 끌고 나가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강 의원은 "현재 세계적인 정치 추세가 강성 지지자들이 많이 움직이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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