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약칭 통합당)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어제(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4·15 총선 공천 신청자에 대한 5일차 면접을 이어갔습니다.
대상자는 강원, 대전, 충북, 충남 30개 지역구에 출마 의사를 밝힌 71명입니다.
이날 자유한국당·새로운보수당·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등 범보수 정당이 통합당으로 합쳐지면서 한국당 공관위는 통합당 공관위로 전환했습니다.
이를 의식한 듯 이종배 의원(충북 충주), 박덕흠 의원(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등은 통합당의 상징 '해피 핑크'색 넥타이를 매고 면접에 임했습니다.
면접 화두는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싸워 이길 수 있는 본선 경쟁력이었습니다.
강원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 면접에서 공관위는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전 의원의 영향력이 큰 지역인데, 어떻게 승리할 것이냐"고 물었다고 한 참석자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밝혔습니다.
사면·복권된 뒤 여권으로부터 출마를 강하게 요청받고 있는 이광재 전 의원은 이 지역에서 17·18대 의원을 지냈으며 2010년에는 강원도지사에 당선됐습니다.
공관위는 이와 함께 강원랜드 채용 비리 의혹 사건으로 1심 실형 선고를 받은 이 지역 현역 염동열 의원을 상대로 질문을 집중했다고 이 참석자는 전했습니다.
박덕흠 의원이 단수 신청한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에서도 공관위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변호사가 나올 경우 어떻게 이기겠느냐"고 질문했습니다.
박 의원은 면접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분이 이 지역 출마 선언을 했기 때문에 상징성이 있어 필승해야 한다는 말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김진태 의원이 3선에 도전하는 강원 춘천에서도 공관위는 "춘천은 안심할 수 없는 곳이다. 특별한 전략이 있느냐"고 송곳 질문을 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습니다.
충남 논산·계룡·금산에서 7선에 도전하는 이인제 전 의원도 "필승 전략이 무엇인가"라는 공관위의 질문을 피해 가지 못했습니다.
이에 "(유권자가) 정당은 민주당을 지지하더라도 '인물론'에서 통합당 후보를 지지할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하겠다"고 답했다고 이 전 의원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했습니다.
그는 험지 출마 요구는 없었다고 일축하면서 "호남과 영남을 제외하고 제 지역구가 민주당 지지율이 제일 높다. 우리 당에서 제일 험지"라고 주장했습니다.
'논란의 신인들'에 대한 면접도 이어졌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자 명예훼손 혐의 재판을 담당하다가 사직한 뒤 대전 유성갑에 출사표를 던진 정동혁 전 부장판사는 "내가 어떤 사람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유권자가 어떤 사람 원하는지가 중요하다. 소임을 다해 정권을 다시 찾아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고 했습니다.
'공관병 갑질 논란'의 불씨를 끄지 못하며 한국당 인재영입이 철회됐던 박찬주 전 육군 대장도 충남 천안을 면접에 참석했습니다.
박 전 대장은 기자들과 만나 "싸워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내보내 달라고 말씀드렸다. 지역 여론은 제가 좋다"며 "천안은 애향심이 강한 도시다. 제가 겪은 수모와 모욕을 자기가 겪은 것처럼 굉장히 뭐랄까…(느끼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인재영입 철회 관련 질문은 없었다면서 "그때 당 최고위가 제게 공식적으로 준 입장은 상징성이 있는 1호 인재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것이지 인재영입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수도권에 이어 강원·충청권 심사를 마무리한 공관위는 18일부터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한 부산·울산·경남(PK), 대구·경북(TK) 면접을 시작합니다.
해당 지역에서는 벌써 반발 기류가 흐릅니다.
대구 수성을이 지역구인 주호영 의원은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해 "제가 농담으로 자고 일어나면 목이 붙어있는지 만져본다"라며 "(지역에서는) 우리가 봉사만 하고 오히려 물갈이의 대상이 돼야 하느냐, 그런 불만이 많다"고 밝혔습니다.
험지 출마 압박을 받는 김태호 전 경남지사도 보도자료를 내고 "고향에 정치 뿌리를 내리겠다는 고향 분들과의 '소중한 약속'은 어떤 대의명분보다 귀중하다. 결코 흔들림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고향인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출마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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