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노인은 생계비 마련을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오랜기간 경제활동에 참가하지만, 소득빈곤율은 회원국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사회적으로 고립된 정도가 높아 자살률 또한 회원국 중 현저히 높은 1위를 차지했다.
11일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국제통계 동향과 분석 3호' 보고서에서다. 2016년 기준 한국인의 기대여명은 82.4세로 OECD 36개국 중 10위로 상위권을 기록했다. 기대여명은 1970년 62.3세였던 것에 비해 20.1세가 높아졌다. 같은 기간 OECD국가 기대여명이 평균 10.5세 증가한 것에 비춰보면 2배 가까이 빠른 속도다.
노인 경제활동참가율도 회원국에서 1~2위를 차지했다. 60대후반에선 OECD 2위를, 70대들어서면서는 1위로 올라섰다. 70~74세 한국 노인의 경제활동참가율은 35.3%로 OECD 평균(16.2%)의 2배를 웃돌았다.
반면 노인의 빈곤률은 43.8%로, OECD국 중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OECD 평균 노인빈곤률은 13.5%이고, 2위를 기록한 에스토니아(35%)도 한국과는 8%포인트의 차이를 보였다. 노인빈곤률은 전체 노인 중 중위소득의 50% 미만의 소득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2016년 기준 1인 가구의 중위소득은 월평균 162만4831원으로, 노인 10명 중 4명은 약 81만원 미만의 소득으로 한달을 살아간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노인자살률도 OECD국 중 1위를 기록했다. 65세 이상에서 5세 단위 모든 연령층에서 1위를 기록했다. OECD 평균대비 적게는 4배(65~69세 구간), 많게는 7배(80~84세)에 이르렀다. 65~69세 구간에선 노인 10만명당 37.1명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자살율도 함께 높아져 85세 이상에선 10만명당 87.1명 꼴로 나타났다. 자살률 외에도 사회적 고립도나 주관적 건강상태 역시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입법조사처는 우리나라 노인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은 이유도 이처럼 노인빈곤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공적연금 수급률이 낮아 노인들이 일자리를 찾아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원시연 입법조사관은 "한국 노인의 공적연금 수급률이 40%대에 머물러 있어 대다수 노인들이 정기적이고 안정적인 소득 확보가 어렵다"며 "기초연금액의 인상이나 공공근로 일자리 증대와 같은 방법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양질의 지속가능한 일자리가 마련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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