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 첫날인 오는 모레(10일) 청와대에서 여야 대표들과 마주합니다.
지난 7월 18일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청와대에서 회동한 지 약 넉 달 만이자, 이른바 '조국 정국' 이후 첫 만남입니다.
여권 관계자는 오늘(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모친상 조문을 온 정당 대표들에게 답례하고자 마련한 자리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만찬을 겸한 이번 회동은 조문에 대한 답례 차원이라고는 하지만, 외교·경제·사회 등 국정 주요 현안을 놓고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이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문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9일)을 돌자마자 야당 대표들을 만난다는 점에서 이번 만찬은 집권 후반기 국회와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국민통합을 위해서도, 얽힌 국정의 실타래를 풀기 위해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약속대로 가동하기를 바란다"며 '협치 복원'을 통해 각종 국정과제를 풀어나갈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총력을 기울이는 검찰개혁의 경우 국회의 협조가 없이는 완성할 수 없다는 것이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판단입니다.
법무부 차원에서 시행령 개정을 통해 개선할 사안들도 있긴 하지만, 결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및 검경수사권 조정 등이 국회의 입법 문턱을 넘지 못한다면 검찰개혁의 의미가 퇴색할 수 있습니다.
결국 국회와의 소통 강화는 문 대통령의 '개혁 드라이브'를 살려 나가기 위한 필수 요건인 셈입니다.
문 대통령은 또 이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초당적 지지를 당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월 7대 종단 지도자들과의 오찬에서도 한반도 평화 정착과 관련해 "제일 큰 걸림돌은 우리 내부가 그에 대해 한마음이 된다면 어려움이 있더라도 돌파해 나가면서 같이 감당하면 되는데 남쪽 내부에 남남갈등이 있으니까 쉽지 않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최근 남북관계가 어려움을 겪고는 있으나 평화를 위한 노력을 중단할 수는 없는 만큼, 이 문제에서는 여야가 정파적 이해를 떠나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생각입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민생·경제를 위한 입법이나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에 여야가 힘을 합쳐달라는 당부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으로 경기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 수출규제까지 겹친 만큼, 국회가 조속한 입법과 예산 심사를 통해 한국 경제가 활로를 찾을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편 일부에서는 문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에 접어들며 국회뿐 아니라 국민 여론 등을 적극적으로 국정 운영에 반영하는 '소통정치' 기조를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최근 문 대통령이 정시 비중 확대를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을 언급한 배경에는 교육 공정성을 의심하는 여론이 위험수위에 달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입니다.
'조국 정국'을 거치며 확인된 국민 여론이 정책 기조 대전환의 결정적 요인이 된 것으로, 향후에도 주요 의사결정에서 국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는 모습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시정연설에서도 "저 자신부터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과 함께 스스로를 성찰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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