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사립대학이 횡령이나 회계부정을 저지른 건수가 최소 1천300여건에 달하고, 비위 액수는 2천600억여원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오늘(18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에서 받은 '사학 비리 현황' 자료에 따르면, 293개 사립대학이 개교 이래 교육부나 감사원에 적발된 비리 건수는 총 1천367건이었고 비위 금액은 2천624억여원에 달했습니다.
박 의원은 "이는 최소한으로 조사된 금액"이라면서 "이 자료는 교육부가 각 대학으로부터 자진해서 받은 자료이기 때문에, 조사를 제대로 진행하면 비위 실태는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실제로 서울의 한 사립대는 감사원에 393억원 상당 비위가 적발된 적이 있지만 박 의원실에는 비위 사실이 없다고 자료를 허위 제출했습니다.
박 의원은 "최근 교육부 감사를 통해 비위 사실이 적발된 고려대도 비위 건수와 금액을 '0'으로 제출했다"면서 "연세대 등 일부 주요 사립대들도 비위 건수와 금액을 '0'으로 제출해 자료를 은폐하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사립대학 비위가 더 큰 문제인 이유는, 예산이 대부분 학생·학부모가 낸 등록금과 국비 지원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자료를 제출한 4년제 대학 167곳의 지난해 회계연도 전체 예산은 총 18조7천15억원입니다. 이 중 53.1%인 9조9천354억원이 등록금 세입이고 국비 지원 세입은 15.3%인 2조8천572억원이었습니다.
박 의원은 "사학 비리의 구체적 사례를 보면 사립유치원 회계부정과 유사한 사례가 많다"고 꼬집었습니다.
A 대학 이사장 며느리는 같은 대학 이사를 맡고 있는데, 자신이 소유했던 시가 3억3천만원 상당 아파트를 학교에 4억5천만원에 넘겼습니다. 1억원이 넘는 부당 차익을 챙긴 셈입니다.
B 대학 이사장 자녀는 정식 절차 없이 학교에 채용된 뒤 출근도 하지 않은 채 5천만원이 넘는 급여를 받았습니다.
C 대학에서는 총장이 학교 법인카드로 골프장 비용 2천여만원과 미용실 비용 300여만원을 사용하고, 교직원은 유흥주점에서 1억5천만원이 넘게 쓴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박 의원은 "이런 회계 비리는 그동안 개별 대학의 문제 혹은 개인의 일탈로 치부돼왔으나, 비리가 계속되고 규모가 상당하면 일부의 문제로 치부하기 어렵다"면서 "구조적·제도적 개선을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박 의원은 전날 '사학혁신법'(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개정안은 사학비리 대다수가 이사장과 친인척 중심의 폐쇄적인 운영 구조에서 비롯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학교법인 설립자나 이사장의 8촌 이내 혈족·4촌 이내 인척·배우자 등 친족은 개방 이사로 선임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또 현행법에 따르면 학교법인 이사의 '4분의 1'만 개방이사 추천위원회 추천에 따라 선임하면 되지만, 개정안은 이를 '절반 이상'으로 강화했습니다.
학교장은 대학평의원회와 학교운영위원회에서 2배수를 추천한 인사 가운데 임용하고, 학교법인 감사는 2분의 1 이상을 개방이사 추천위에서 추천하도록 했습니다. 임원 취임 승인취소 뒤 임원 금지 기간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도록 했습니다. 이사회 회의록은 발언한 임직원의 이름과 발언 내용을 포함해 공개하도록 했습니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국회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사학 비리 해결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합니다. 토론회 현장에서 일부 대학 학생과 교수들이 국민권익위원회에 해당 학교의 부패를 신고합니다. 사학법 개정을 위한 발제·토론도 이뤄집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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