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삼성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와 관련, 우리 경제에 미칠 충격에 깊은 우려를 표시하고 면밀한 대응책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수출의 양대 버팀목인 자동차와 함께 스마트폰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심각한 위기에 빠진 만큼,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신속한 조치를 주문하고 나선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6일 “최근 일부 참모진 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에 대해 보고를 받고 큰 우려를 나타냈다”며 “박 대통령은 가뜩이나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여파로 중소 협력업체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노트7 등 스마트폰 협력업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 등에 만전을 기할 것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박 대통령이 현대차 전면파업 사태에 이은 삼성 노트7 단종 사태로 ‘악전고투’가 불가피한 4분기 수출 환경에 대해서도 면밀한 대비책과 함께 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실제 이번 단종 사태로 상당수 삼성 협력사들이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단종 직전 노트7 생산계획은 11월까지 잡혀 있었다. 두 달치 생산분 500만대에 협력사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 등을 감안하면 협력업체 손실액은 1조~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협력업체 손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명확한 방침을 정하지 않은 상태다. 원가만 보상할 것이라는 얘기부터 전혀 보상을 안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이 때문에 1차 협력업체은 대부분 2~3차 협력업체에 대한 대금 지급을 중단했다. 협력업체 자금 경색으로 노트7 단종 사태의 후폭풍이 IT 부품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노트7 단종으로 휴대폰 유통업계도 급격히 얼어붙었다. 새로 휴대폰을 구입하겠다는 고객이 급감한데다 유통업계는 그동안 개통으로 인해 벌어들었던 판매수수료 200억원 가량을 이동통신사에 돌려줘야 할 판이다.
이런 가운데 한·미 교통당국은 14일부터 노트7의 항공기 내 사용과 위탁 수화물 반입을 전면 금지했다. 이번 금지 명령에 따라 세계 곳곳 항공사들이 이 방침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미 독일 에어베를린과 이탈리아 알이탈리아항공 등은 자사의 모든 항공기에서 노트7 반입 금지를 발표했다.
[남기현 기자 / 정순우 기자 / 이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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