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9시55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강조하기 위해 본인이 직접 전화한 것이라고 이유까지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에 대해 고마움을 표하고 긴밀한 협력을 당부했다.
한미 정상은 이날 통화에서 북한 핵실험에 대해 강력한 공동대응 의지를 밝히고 양국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대북 제재 방안을 논의하는데 긴밀히 협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양 정상간 통화는 20분에 걸쳐 이뤄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박 대통령에게 “북한 핵실험은 역내 안정을 저해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와 6자회담 틀속에서의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동맹국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미국의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은 신성한 것으로서 흔들림 없을 것이라는 점을 박 대통령에게 자신이 직접 강조하기 위해 전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북 핵실험 직후 한미 양국 정부가 신속히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외교·국방 당국간 긴밀한 협력을 해온 것이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가장 강력하고 포괄적인 제재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한국과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양 정상은 특히 이번 핵실험에 대해 북한이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유엔 안보리에서 강력한 결의가 신속히 채택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키로 했다. 양 정상은 또 한미일 3국은 물론 중국 등과의 공조 필요성에도 인식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화 말미에 오바마 대통령은 “오랜 현안이었던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합의를 이룬 것을 축하하고 정의로운 결과를 얻어낸 박 대통령의 용기와 비전을 높이 평가한다”며 “미국은 이번 합의 이행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위안부 문제 타결은 북한 핵실험이라는 공동의 도전에 대한 한미일 대응능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교부도 윤병세 장관을 중심으로 대북·북핵 라인을 총동원한 전방위 외교전에 돌입했다. 유엔을 통해서도 고강도 안보리 대북결의를 도출하기 위해 다자외교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특히 윤 장관은 이날 새벽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하고 “북한 핵실험이 국제사회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도전행위”라는데 뜻을 같이하고 북한이 ‘값비싼 대가’를 치르도록 국제사회가 분명한 메시지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공감했다. 윤 장관은 전날 밤에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 연락을 취하기도 했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지난 6일 오후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과 전화통화를 하고 북한의 무모한 도발은 국제법 위반이며 한반도와 아태지역 전체의 평화·안정에 대한 위협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전화통화에서 애슈턴 카터 장관은 “미국의 모든 확장억제능력’을 가동해 미국 본토와 같은 수준으로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남기현 기자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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