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여수 기름 유출 사건과 관련한 실언 논란에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을 전격 해임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6일 "정홍원 국무총리의 해임 건의를 받고 윤진숙 장관을 해임조치 했다"고 공식발표했다.
정 총리가 국회에서 윤 전 장관의 해임 건의를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한 지 불과 2시간 만에 일어난 일이다.
정 총리는 국회 출석을 마치고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윤 전 장관을 만났고, 곧바로 박 대통령에게 전화로 해임을 건의했다.
박 대통령 역시, 정 총리의 건의를 듣고는 바로 해임 조치를 내렸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국무총리가 해임 건의권을 행사해 대통령이 받아들여 장관을 해임한 것은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최낙정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을 해임한 이래 사상 두 번째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 모두 해양수산부 장관에다가 실언 논란으로 해임됐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앞으로 국민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발언을 하는 공직자가 없기를 바란다. 이런 일이 재발할 시에는 그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다"라며 공직자 실언에 대해 강력히 경고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의 이번 해임 조치는 그동안 강조했던 신뢰를 지키겠다는 것과 집권 2년차를 맞아 공직사회에 대한 기강 잡기 차원으로 풀이된다.
앞서 윤 전 장관은 지난 5일 당정협의에서 여수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에 대해 "1차 피해는 GS칼텍스, 2차 피해는 어민"이라고 언급하는가 하면, 유출 사고현장을 방문해 찡그린 표정으로 코를 막는 등 상식 밖의 행동을 보여 국민들의 미움을 샀다.
또 윤 장관은 시도 때도 없는 웃음으로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윤 장관은 당정협의에서 답변을 하던 중에도 억울하다는 듯 웃음을 지어 "지금 웃음이 나옵니까" "자꾸 웃지 말고 이야기하세요"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새누리당 심재철 최고의원은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과연 제자리에 적합한 인물인지 모르겠다"고 윤 장관을 비판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 사진 출처 :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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