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을 한 단어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충격'이라는 말 밖에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여파는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내란 음모', '총기 탈취', '시설 파괴' 무슨 영화에서나 나오는 말들이 눈앞의 현실에서 사실로 확인될 때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놀랐을까요? 얼마나 많은 사람이 경악을 금치 못했을까요?
지난달 28일 새벽, 국가정보원 요원들이 이석기 의원을 비롯한 진보당 인사들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면서 그 충격의 서막이 올랐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내란 음모' 혐의라는 국정원 발표를 믿지 않았습니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30년 전 내란음모 사건이 재현되겠느냐는 반신반의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당사자인 이석기 의원인 모습을 감췄고, 여야는 사실 확인을 위해 동분서주했습니다.
하루 뒷모습을 드러낸 이석기 의원의 첫마디는 '날조'였습니다.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내란음모혐의 적용됐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이석기) - 황당하다. 한마디로 국정원의 날조·조작사건이라고 본다.
▲총기를 준비했다는 얘기는.
- 더욱 기가 막히고 어이없는 일이다.
▲그럼 주요시설 공격은 어떻게 생각하나.
- 상상 속의 소설. 국정원의 상상 속에 나온 게 아닌가
▲국정원에서 확보했다는 녹취록은 어떻게 생각하나.
- 사실과 다르다.
▲어떤 부분이 사실이 아닌가.
- 사살, 실탄 지시, 총기 그런 말이 언론에 나오는데 전혀 사실 아니다. 철저한 모략극이고 날조극이다.
그러나 국정원은 곧바로 이석기 의원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날조극이라던 이석기 의원의 말은 하루 뒤 거짓임이 드러났습니다.
국정원이 확보했다는 녹취록이 공개됐고, 그 녹취록에는 분명히 총기탈취와 시설파괴라는 끔찍한 단어들이 들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이석기 의원이 '전쟁을 대비하라'는 말도 또렷이 나와 있었습니다..
"오는 전쟁 맞받아치자. 시작된 전쟁은 끝장을 내자 어떻게? 빈손으로? 전쟁을 준비하자. 정치 군사적 준비를 해야 한다."
"80만 원짜리 장난감 총 가스쇼바 개조하면 총으로 쓸 수 있어. 지금은 인터넷에서 무기를 마드는 것들에 대한 기초는 나와 있어요" -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
100% 날조라던 통합진보당은 녹취록 내용이 공개되자 오후에 슬그머니 기자회견을 열어 문제가 된 5월12일 모임은 있었고, 이석기 의원은 강연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압수수색 하루 만에 국정원은 이석기 의원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그러면서 본인은 뼛속까지 평화주의자라고 주장했습니다.
▶ 인터뷰 : 이석기 / 통합진보당 의원(8월30일)
- "모든 전쟁을 맞받아치자고 했습니다. 전쟁이 벌어진다면 민족의 공멸을 맞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평화를 실현하자는 뜻이었습니다. 전쟁 반대합니다. 저는 뼛속까지 평화주의자입니다."
그러나 이미 그의 말은 신뢰를 잃고, 그의 주장에 귀 기울이는 국민은 없었습니다.
애초 모임은 없었다는 말에서, 모임은 있었지만 강연하러 갔을 뿐이라는 말은 신뢰를 얻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통합진보당은 끝까지 날조라며 우겼습니다.
심지어 제보자는 국정원에 매수된 프락치라는 주장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이상규 / 통합진보당 의원(9월1일)
- "국정원은 거액의 돈으로 '프락치(첩자)'를 매수해서 정당에 내란음모죄를 뒤집어씌웠습니다. 이 일련의 행위가 합법이란 말입니까?"
그러나 이미 여론은 통진당과 이석기 의원에 등을 돌린 지 오래였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재가했고, 국회는 9월2일 본회의에 보고했습니다.
체포동의안 처리가 임박하자 이정희 통진당 대표는 황당하기 그지없는 기자회견을 합니다.
들어보죠.
▶ 인터뷰 : 이정희 / 통합진보당 대표(9월4일)
- "녹취록에는 이 분반토론의 발표자가 총은 부산에 가면 있다고 발표하면서 총을 만들자고 말한 것으로 나오는데, 실제로 분반토론 때 이 말을 한 사람은 농담으로 한 말인데 발표자가 마치 진담인 것처럼 발표했다고 합니다."
총기탈취, 시설파괴를 농담으로 했다니요?
이정희 대표의 말은 국민 마음에 더 큰 상처를 주고 말았습니다.
더구나 이정희 대표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임은 없었고, 총기탈취나 시설파괴는 없는 말을 국정원이 날조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제 와서 그런 말은 있었는데, 농담이었다고 말을 바꾸니 참으로 기막힐 따름입니다.
이정희 대표의 말로 통진당은 더 이상 기댈 곳이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국회는 어제 압도적 다수로 체포동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 인터뷰 : 강창희 / 국회의장(9월4일)
- "289명 투표에 참석해 가 258표, 부 14표, 기권 11표, 무효 6표. 국회의원 이석기 체포동의안은 가결됐음을 선포합니다."
▶ 인터뷰 : 이석기 / 통합진보당 의원(9월4일)
- "한국의 민주주의 시계는 멈췄습니다. 유신 시대로 회귀했다고 봅니다. 한국의 정치는 실종되고 국정원의 정치가 시작됐습니다."
체포동의안 통과와 함께 국정원은 강제구인장을 발부받아 이석기 의원의 신병을 확보했습니다.
정당한 법집행이었지만, 통진당 사람들은 의원회관 앞에서 이를 가로막고 격한 몸싸움을 벌였습니다.
그런 그들을 보면서 국민은 '민주주의 시계를 멈춘 건 바로 당신들이 아닌가' 그런 분노를 느꼈을 법합니다.
두 시간의 몸싸움 끝에 이석기 의원은 의원 회관을 나와 호송 차량에 올라탔습니다.
▶ 인터뷰 : 이석기 / 통합진보당 의원(9월4일)
- "국정원의 내란음모 사건은 철저히 조작된 겁니다. (혐의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충격의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국민은 충격과 황망함 속에 고통스러웠지만, 이석기 의원과 통진당 사람들은 때로는 웃으며, 때로는 눈물을 흘리며, 때로는 하품하며 마치 우리를 비웃는 듯했습니다.
이제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질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국민에게 보여준 거만한 태도와 말 바꾸기, 비상식적 언행은 진실 여부와 관계없이 오랫동안 각인될 것입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김희경 이민경 신민희 PD
그리고 그 여파는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내란 음모', '총기 탈취', '시설 파괴' 무슨 영화에서나 나오는 말들이 눈앞의 현실에서 사실로 확인될 때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놀랐을까요? 얼마나 많은 사람이 경악을 금치 못했을까요?
지난달 28일 새벽, 국가정보원 요원들이 이석기 의원을 비롯한 진보당 인사들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면서 그 충격의 서막이 올랐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내란 음모' 혐의라는 국정원 발표를 믿지 않았습니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30년 전 내란음모 사건이 재현되겠느냐는 반신반의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당사자인 이석기 의원인 모습을 감췄고, 여야는 사실 확인을 위해 동분서주했습니다.
하루 뒷모습을 드러낸 이석기 의원의 첫마디는 '날조'였습니다.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내란음모혐의 적용됐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이석기) - 황당하다. 한마디로 국정원의 날조·조작사건이라고 본다.
▲총기를 준비했다는 얘기는.
- 더욱 기가 막히고 어이없는 일이다.
▲그럼 주요시설 공격은 어떻게 생각하나.
- 상상 속의 소설. 국정원의 상상 속에 나온 게 아닌가
▲국정원에서 확보했다는 녹취록은 어떻게 생각하나.
- 사실과 다르다.
▲어떤 부분이 사실이 아닌가.
- 사살, 실탄 지시, 총기 그런 말이 언론에 나오는데 전혀 사실 아니다. 철저한 모략극이고 날조극이다.
그러나 국정원은 곧바로 이석기 의원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날조극이라던 이석기 의원의 말은 하루 뒤 거짓임이 드러났습니다.
국정원이 확보했다는 녹취록이 공개됐고, 그 녹취록에는 분명히 총기탈취와 시설파괴라는 끔찍한 단어들이 들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이석기 의원이 '전쟁을 대비하라'는 말도 또렷이 나와 있었습니다..
"오는 전쟁 맞받아치자. 시작된 전쟁은 끝장을 내자 어떻게? 빈손으로? 전쟁을 준비하자. 정치 군사적 준비를 해야 한다."
"80만 원짜리 장난감 총 가스쇼바 개조하면 총으로 쓸 수 있어. 지금은 인터넷에서 무기를 마드는 것들에 대한 기초는 나와 있어요" -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
100% 날조라던 통합진보당은 녹취록 내용이 공개되자 오후에 슬그머니 기자회견을 열어 문제가 된 5월12일 모임은 있었고, 이석기 의원은 강연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압수수색 하루 만에 국정원은 이석기 의원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그러면서 본인은 뼛속까지 평화주의자라고 주장했습니다.
▶ 인터뷰 : 이석기 / 통합진보당 의원(8월30일)
- "모든 전쟁을 맞받아치자고 했습니다. 전쟁이 벌어진다면 민족의 공멸을 맞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평화를 실현하자는 뜻이었습니다. 전쟁 반대합니다. 저는 뼛속까지 평화주의자입니다."
그러나 이미 그의 말은 신뢰를 잃고, 그의 주장에 귀 기울이는 국민은 없었습니다.
애초 모임은 없었다는 말에서, 모임은 있었지만 강연하러 갔을 뿐이라는 말은 신뢰를 얻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통합진보당은 끝까지 날조라며 우겼습니다.
심지어 제보자는 국정원에 매수된 프락치라는 주장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이상규 / 통합진보당 의원(9월1일)
- "국정원은 거액의 돈으로 '프락치(첩자)'를 매수해서 정당에 내란음모죄를 뒤집어씌웠습니다. 이 일련의 행위가 합법이란 말입니까?"
그러나 이미 여론은 통진당과 이석기 의원에 등을 돌린 지 오래였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재가했고, 국회는 9월2일 본회의에 보고했습니다.
체포동의안 처리가 임박하자 이정희 통진당 대표는 황당하기 그지없는 기자회견을 합니다.
들어보죠.
▶ 인터뷰 : 이정희 / 통합진보당 대표(9월4일)
- "녹취록에는 이 분반토론의 발표자가 총은 부산에 가면 있다고 발표하면서 총을 만들자고 말한 것으로 나오는데, 실제로 분반토론 때 이 말을 한 사람은 농담으로 한 말인데 발표자가 마치 진담인 것처럼 발표했다고 합니다."
총기탈취, 시설파괴를 농담으로 했다니요?
이정희 대표의 말은 국민 마음에 더 큰 상처를 주고 말았습니다.
더구나 이정희 대표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임은 없었고, 총기탈취나 시설파괴는 없는 말을 국정원이 날조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제 와서 그런 말은 있었는데, 농담이었다고 말을 바꾸니 참으로 기막힐 따름입니다.
이정희 대표의 말로 통진당은 더 이상 기댈 곳이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국회는 어제 압도적 다수로 체포동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 인터뷰 : 강창희 / 국회의장(9월4일)
- "289명 투표에 참석해 가 258표, 부 14표, 기권 11표, 무효 6표. 국회의원 이석기 체포동의안은 가결됐음을 선포합니다."
▶ 인터뷰 : 이석기 / 통합진보당 의원(9월4일)
- "한국의 민주주의 시계는 멈췄습니다. 유신 시대로 회귀했다고 봅니다. 한국의 정치는 실종되고 국정원의 정치가 시작됐습니다."
체포동의안 통과와 함께 국정원은 강제구인장을 발부받아 이석기 의원의 신병을 확보했습니다.
정당한 법집행이었지만, 통진당 사람들은 의원회관 앞에서 이를 가로막고 격한 몸싸움을 벌였습니다.
그런 그들을 보면서 국민은 '민주주의 시계를 멈춘 건 바로 당신들이 아닌가' 그런 분노를 느꼈을 법합니다.
두 시간의 몸싸움 끝에 이석기 의원은 의원 회관을 나와 호송 차량에 올라탔습니다.
▶ 인터뷰 : 이석기 / 통합진보당 의원(9월4일)
- "국정원의 내란음모 사건은 철저히 조작된 겁니다. (혐의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충격의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국민은 충격과 황망함 속에 고통스러웠지만, 이석기 의원과 통진당 사람들은 때로는 웃으며, 때로는 눈물을 흘리며, 때로는 하품하며 마치 우리를 비웃는 듯했습니다.
이제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질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국민에게 보여준 거만한 태도와 말 바꾸기, 비상식적 언행은 진실 여부와 관계없이 오랫동안 각인될 것입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김희경 이민경 신민희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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