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치권에서는 '철수와 영희의 전성시대'라는 말이 우스갯소리도 떠돈다고 합니다.
안철수 원장과 공천비리 의혹의 당사자인 현영희 새누리당 의원을 빗댄 말입니다.
안철수 원장은 어제와 오늘 또다시 모든 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습니다.
중앙선관위가 안철수 원장이 기부해 만든 '안철수 재단'의 기부활동을 선거법 위반으로 해석했기 때문입니다.
안철수 원장이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입후보예정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공직선거법 적용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출마 예정자 본인뿐 아니라 관련이 있는 단체나 재단이 기부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안철수 원장은 대선에 나올 사람이니 '안철수 재단'에서 '안철수'라는 말을 빼고, 기부행위를 할 때도 '안철수'를 연상시키지 않도록 하라는 겁니다.
아니면, 대선 때까지 기부행위를 하지 말고 유보하든지 선택하라는 겁니다.
▶ 인터뷰 : 장재영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법규해석과장
- "선거법에서 입후보 예정자의 명의를 알 수 있는 방법으로 기부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안철수 원장은 아직 대선 출마에 대해 견해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중앙선관위는 안 원장을 입후보예정자로 규정했습니다.
안 원장이 대선에 나올 것 같다는 판단을 헌법기관이 먼저 내린 셈일까요?
안 원장 쪽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안 원장 쪽 유민영 대변인은 재단을 설립한 것은 아무런 정치적 의도가 없는데,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문제 제기로 안 원장의 기부 취지가 훼손됐다는 겁니다.
그러나 선관위 유권해석이 나온 만큼 안 원장 쪽은 선거법에 저촉하지 않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안철수 재단'이라는 이름을 유지하되, 대선이 끝날 때까지 기부활동을 하지 않는 겁니다.
실제로 안철수 재단은 준비 작업으로 기부활동을 시작하지 않은 만큼, 몇 개월 더 늦춘다고 해서 크게 문제 될 일은 없다는 겁니다.
두 번째는 '안철수 재단'에서 안철수라는 이름을 빼는 겁니다.
안철수 원장은 사재 출연을 한 뒤 재단 일에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고 한 만큼, 오해 소지를 아예 없앤다고 해도 매우 놀랄 일은 아닐 듯싶습니다.
안철수 원장이 선관위 유권해석에 불복할 가능성도 있지만, 평소 안 원장의 언행을 볼 때 이 가능성은 낮다는 게 주변 사람들의 얘기입니다.
안철수 원장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어떤 선택이 됐든, 선관위의 이번 유권 해석은 안철수 원장에게 대선에 나올지 말지 빨리 결정하라고 재촉하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정치권의 압박도 더 거세졌습니다.
새누리당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자유롭게 사회공헌 활동을 하라고 압박했습니다.
▶ 인터뷰 : 심재철 / 새누리당 최고위원
- "안철수 원장은 대통령 후보가 되려는 사람으로서, 재단을 통해 기부하려는 것은 선거법에 어긋납니다. 자신의 이름을 달고 하는 기부가 무엇인가 노림수가 있는 기부인데 이것은 진정한 기부가 아닙니다."
노림수가 있는 기부란 무슨 뜻일까요?
대선에서 표를 얻기 위한 기부라는 뜻일까요?
그래서인지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사상 최대 매표행위 기도가 드러났다는 격한 말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종인 박근혜 캠프 선대위원장도 '대학교수 자리를 가지고 대선주자인 양 행동을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민주통합당은 안 원장 쪽을 옹호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정성호 대변인은 '선관위가 안철수 재단이 할 수 없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명확히 구분해야지 이런 식으로 하면 선거법을 지나치게 확대하여 해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박근혜 후보가 이사장으로 있었던 정수장학회와 안철수 재단을 비교하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유기홍 민주통합당 의원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유기홍 / 민주통합당 의원
- "정치적으로 강탈한 게 정수장학회입니다. 안철수 재단은 사재 털어서 사회 환원하는 재단이라는 점 다시 되돌이켜 봐야 합니다.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이 뭐라고 할 염치 없습니다. 재단까지 문제로 삼는다면 염치 없는 짓입니다. 정수장학회 역시 이름 바꿔야 합니다. 최필립 이사장이 이사장 맡고 있습니다. 정수장학회 말끔하게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안철수 재단에 대한 염치없는 비판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안철수 원장은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해 어떻게 말할까요?
유기홍 의원의 말처럼, 정수장학회는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으면서 '안철수 재단'의 발만 묶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생각할까요?
'안철수의 생각'에 이어 이제는 '안철수 선택'이라는 행동이 뒤따라주기를 사람들은 바라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선택이 꼭 대선 출마인 것만은 아닌 듯합니다.
어제 발표된 MBN 매일경제 긴급여론조사를 보면, 안철수 원장이 대선에 불출마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52%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안 원장의 대선 출마를 원하지 않았던 것도 있겠지만, 안 원장이 사회 존경받는 인사로 정치권 밖에 머물러주기를 원하는 사람도 있다는 의미일까요?
올림픽은 끝났습니다.
새누리당은 곧 박근혜 후보를 대선 후보로 선정할 듯싶고, 민주통합당은 완전국민경선제를 통해 경선 흥행몰이에 나서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눈과 귀가 정치권으로 쏠리면 쏠릴수록, '안철수의 선택'을 기다리는 조급함은 더 커질 수밖에 없을 듯싶습니다.
이제는 정말 안철수 원장이 말을 해야 할 때가 된 모양입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 김형오 / hokim@mbn.co.kr ] MBN 뉴스 M(월~금, 오후 3~5시)
안철수 원장과 공천비리 의혹의 당사자인 현영희 새누리당 의원을 빗댄 말입니다.
안철수 원장은 어제와 오늘 또다시 모든 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습니다.
중앙선관위가 안철수 원장이 기부해 만든 '안철수 재단'의 기부활동을 선거법 위반으로 해석했기 때문입니다.
안철수 원장이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입후보예정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공직선거법 적용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출마 예정자 본인뿐 아니라 관련이 있는 단체나 재단이 기부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안철수 원장은 대선에 나올 사람이니 '안철수 재단'에서 '안철수'라는 말을 빼고, 기부행위를 할 때도 '안철수'를 연상시키지 않도록 하라는 겁니다.
아니면, 대선 때까지 기부행위를 하지 말고 유보하든지 선택하라는 겁니다.
▶ 인터뷰 : 장재영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법규해석과장
- "선거법에서 입후보 예정자의 명의를 알 수 있는 방법으로 기부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안철수 원장은 아직 대선 출마에 대해 견해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중앙선관위는 안 원장을 입후보예정자로 규정했습니다.
안 원장이 대선에 나올 것 같다는 판단을 헌법기관이 먼저 내린 셈일까요?
안 원장 쪽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안 원장 쪽 유민영 대변인은 재단을 설립한 것은 아무런 정치적 의도가 없는데,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문제 제기로 안 원장의 기부 취지가 훼손됐다는 겁니다.
그러나 선관위 유권해석이 나온 만큼 안 원장 쪽은 선거법에 저촉하지 않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안철수 재단'이라는 이름을 유지하되, 대선이 끝날 때까지 기부활동을 하지 않는 겁니다.
실제로 안철수 재단은 준비 작업으로 기부활동을 시작하지 않은 만큼, 몇 개월 더 늦춘다고 해서 크게 문제 될 일은 없다는 겁니다.
두 번째는 '안철수 재단'에서 안철수라는 이름을 빼는 겁니다.
안철수 원장은 사재 출연을 한 뒤 재단 일에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고 한 만큼, 오해 소지를 아예 없앤다고 해도 매우 놀랄 일은 아닐 듯싶습니다.
안철수 원장이 선관위 유권해석에 불복할 가능성도 있지만, 평소 안 원장의 언행을 볼 때 이 가능성은 낮다는 게 주변 사람들의 얘기입니다.
안철수 원장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어떤 선택이 됐든, 선관위의 이번 유권 해석은 안철수 원장에게 대선에 나올지 말지 빨리 결정하라고 재촉하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정치권의 압박도 더 거세졌습니다.
새누리당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자유롭게 사회공헌 활동을 하라고 압박했습니다.
▶ 인터뷰 : 심재철 / 새누리당 최고위원
- "안철수 원장은 대통령 후보가 되려는 사람으로서, 재단을 통해 기부하려는 것은 선거법에 어긋납니다. 자신의 이름을 달고 하는 기부가 무엇인가 노림수가 있는 기부인데 이것은 진정한 기부가 아닙니다."
노림수가 있는 기부란 무슨 뜻일까요?
대선에서 표를 얻기 위한 기부라는 뜻일까요?
그래서인지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사상 최대 매표행위 기도가 드러났다는 격한 말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종인 박근혜 캠프 선대위원장도 '대학교수 자리를 가지고 대선주자인 양 행동을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민주통합당은 안 원장 쪽을 옹호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정성호 대변인은 '선관위가 안철수 재단이 할 수 없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명확히 구분해야지 이런 식으로 하면 선거법을 지나치게 확대하여 해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박근혜 후보가 이사장으로 있었던 정수장학회와 안철수 재단을 비교하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유기홍 민주통합당 의원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유기홍 / 민주통합당 의원
- "정치적으로 강탈한 게 정수장학회입니다. 안철수 재단은 사재 털어서 사회 환원하는 재단이라는 점 다시 되돌이켜 봐야 합니다.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이 뭐라고 할 염치 없습니다. 재단까지 문제로 삼는다면 염치 없는 짓입니다. 정수장학회 역시 이름 바꿔야 합니다. 최필립 이사장이 이사장 맡고 있습니다. 정수장학회 말끔하게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안철수 재단에 대한 염치없는 비판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안철수 원장은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해 어떻게 말할까요?
유기홍 의원의 말처럼, 정수장학회는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으면서 '안철수 재단'의 발만 묶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생각할까요?
'안철수의 생각'에 이어 이제는 '안철수 선택'이라는 행동이 뒤따라주기를 사람들은 바라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선택이 꼭 대선 출마인 것만은 아닌 듯합니다.
어제 발표된 MBN 매일경제 긴급여론조사를 보면, 안철수 원장이 대선에 불출마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52%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안 원장의 대선 출마를 원하지 않았던 것도 있겠지만, 안 원장이 사회 존경받는 인사로 정치권 밖에 머물러주기를 원하는 사람도 있다는 의미일까요?
올림픽은 끝났습니다.
새누리당은 곧 박근혜 후보를 대선 후보로 선정할 듯싶고, 민주통합당은 완전국민경선제를 통해 경선 흥행몰이에 나서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눈과 귀가 정치권으로 쏠리면 쏠릴수록, '안철수의 선택'을 기다리는 조급함은 더 커질 수밖에 없을 듯싶습니다.
이제는 정말 안철수 원장이 말을 해야 할 때가 된 모양입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 김형오 / hokim@mbn.co.kr ] MBN 뉴스 M(월~금, 오후 3~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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