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이 끝나자 사람들의 눈과 귀는 다시 대선 주자들에게 쏠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총선이 대선 전초전이었던 만큼 총선 결과에 따라 대선 주자들의 명암도 엇갈렸습니다.
총선에서 가장 얻은 게 많은 대선주자는 역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입니다.
박 위원장은 붕대를 감은 손으로 전국을 누비며 선거의 여왕임을 다시 한번 입증함으로써 당내 다른 대선주자들의 기를 확실히 꺾어놨습니다.
박 위원장의 무한 책임론을 꺼냈던 당내 다른 대선후보들은 새누리당이 예상을 넘는 과반 의석을 차지하자 머쓱해하고 있습니다.
조금 섣부른 얘기일 수도 있지만, 이제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는 박근혜 대세론으로 한층 더 굳어진 모양새입니다.
그러나 이런 대세론이 오히려 박 위원장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꼭 10년 전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독주하면서 대세론이 너무 일찍 굳어져 결국 대선에서 패배했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겁니다.
지금 박근혜 위원장의 독주와 대세론은 그때와 너무나 닮았다는 겁니다.
그래서 대선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하려면 차라리 지난 2007년 대선 때처럼 이명박 대 박근혜라는 경쟁 구도를 통해 흥행을 일으키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지금 새누리당에는 박근혜 위원장에 대적할 상대가 없습니다.
박 위원장의 독주와 대세론, 과연 박 위원장에게 약이 될까요? 독이 될까요?
야권은 조금 복잡해졌습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고문은 이번 선거에서 가능성과 한계를 모두 보여줬습니다.
새누리당의 텃밭 중 텃밭인 부산에서 당선됨으로써 가능성으로 보여줬지만, 민주통합당이 부산에서 두 곳 승리에 그침으로써 '문재인 바람'은 태풍이 아닌 미풍이었다는 냉정한 평가를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만일 민주통합당이 부산에서 최대 다섯 곳에서 승리했다면 문재인 고문은 민주통합당의 유력한 대선후보로 자리매김했을 겁니다.
그러나 문재인 고문은 여전히 친노 세력의 좌장입니다.
이해찬 전 총리를 비롯해 19대 국회에 입성한 친노세력이 문재인 고문을 민다면 그 힘은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문재인 고문이 절반의 성공만 거둠으로써 다른 대선주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졌습니다.
그동안 문재인 고문에 가려져 있던 손학규 상임고문이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을 중심으로 서서히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손 고문이 친노 진영에 대해 불만을 가진 호남과 옛 민주계 의원들과 손을 잡는다면 문재인 고문에 대한 강력한 맞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문재인 고문과 같은 친노 진영인 김두관 지사도 대선 조직인 '참여민주연대'를 곧 결성하고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총선 승리로 새누리당의 대선 경쟁이 박근혜 독주로 조금 싱거워졌다면, 민주통합당은 총선패배로 대선 주자들의 경쟁이 더 뜨거워졌습니다.
흥행 가능성만 놓고 본다면 새누리당보다는 민주통합당이 더 유리한 조건을 갖춘 셈입니다.
민주통합당에게는 총선 패배가 오히려 대권에서는 약이 되는 걸까요?
총선이 끝나자 안철수 서울대 차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관심은 또다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오늘 한 언론은 안철수 교수가 대선 출마 결심을 굳혔고, 대선캠프격인 포럼 구성을 위해 정치인들을 영입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안철수 교수 측은 펄쩍 뛰며 사실이 아니라고 즉각 부인했지만, 여의도에서는 안철수 교수의 대권 도전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입니다.
총선 패배로 야권에서는 박근혜 대세론을 견제할 인물이 없다는 겁니다.
실제로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총선 직후인 지난 12일과 13일 여론조사를 한 결과 다자대결에서는 박근혜 42.5%, 안철수 20.7%, 문재인 16.5%로 나타났습니다.
박 위원장과 문 고문의 양자대결은 51.6% 대 38.5%, 박 위원장과 안 교수 대결은 47.9% 대 44.8%로 나타났습니다.
총선결과가 반영된 것이지만, 지금으로서는 박 위원장의 상대로 문재인 고문보다는 안 교수의 경쟁력이 더 높은 셈입니다.
물론 적극 투표층에서 지지율은 또 다른 문제인 만큼 섣불리 단정 지을 것은 아닙니다.
어쨌든 안 교수에 대한 야권의 바람, 아니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찍지 않은 사람들의 바람은 더욱 커지고 있는 게 분명한 사실입니다.
정세균 민주통합당 고문은 안 교수가 빨리 민주통합당에 입당해 대선 경쟁을 하면서 검증을 거치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이종걸 의원도 안 교수가 현재 야권의 가장 큰 대안이라면서 안 교수가 당에 들어올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고문을 미는 친노세력이 안 교수의 영입을 방해하고 있다는 뜻일까요?
야권이 안철수 교수와 문재인 고문의 대선 경선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면, 새누리당은 안 교수의 존재를 애써 무시하는 분위기가 조금 더 강해진 듯합니다.
친박계인 이한구 의원은 안 원장이 대학 여기저기 순회하며 젊은 사람들 위로는 열심히 하는데 문제 해결 능력이 있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박근혜 위원장의 힘을 확인한 만큼 굳이 안철수 교수를 영입할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엿보입니다.
대선 출마를 할 것인지, 하지 않을 것인지, 한다면 여권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야권으로 갈 것인지 명확한 입장을 그것도 빨리 정해주길 많은 사람이 원하지만, 안 교수의 입은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늘 그랬듯 대선 출마 여부는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이라는 말만 반복하면서 말입니다.
대선의 흐름은 총선과는 또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총선에서 승리했다고 대선에서 이긴다는 보장은 없고, 총선에서 패배했다고 대선에서 패배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총선에서 승리한 세력은 좀 더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하고, 총선에서 패배한 세력은 빨리 잘못을 반성하고 쇄신해야만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겁니다.
비록 대선 전초전은 끝났지만, 본선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 hokim@mbn.co.kr ]
이번 총선이 대선 전초전이었던 만큼 총선 결과에 따라 대선 주자들의 명암도 엇갈렸습니다.
총선에서 가장 얻은 게 많은 대선주자는 역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입니다.
박 위원장은 붕대를 감은 손으로 전국을 누비며 선거의 여왕임을 다시 한번 입증함으로써 당내 다른 대선주자들의 기를 확실히 꺾어놨습니다.
박 위원장의 무한 책임론을 꺼냈던 당내 다른 대선후보들은 새누리당이 예상을 넘는 과반 의석을 차지하자 머쓱해하고 있습니다.
조금 섣부른 얘기일 수도 있지만, 이제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는 박근혜 대세론으로 한층 더 굳어진 모양새입니다.
그러나 이런 대세론이 오히려 박 위원장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꼭 10년 전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독주하면서 대세론이 너무 일찍 굳어져 결국 대선에서 패배했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겁니다.
지금 박근혜 위원장의 독주와 대세론은 그때와 너무나 닮았다는 겁니다.
그래서 대선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하려면 차라리 지난 2007년 대선 때처럼 이명박 대 박근혜라는 경쟁 구도를 통해 흥행을 일으키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지금 새누리당에는 박근혜 위원장에 대적할 상대가 없습니다.
박 위원장의 독주와 대세론, 과연 박 위원장에게 약이 될까요? 독이 될까요?
야권은 조금 복잡해졌습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고문은 이번 선거에서 가능성과 한계를 모두 보여줬습니다.
새누리당의 텃밭 중 텃밭인 부산에서 당선됨으로써 가능성으로 보여줬지만, 민주통합당이 부산에서 두 곳 승리에 그침으로써 '문재인 바람'은 태풍이 아닌 미풍이었다는 냉정한 평가를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만일 민주통합당이 부산에서 최대 다섯 곳에서 승리했다면 문재인 고문은 민주통합당의 유력한 대선후보로 자리매김했을 겁니다.
그러나 문재인 고문은 여전히 친노 세력의 좌장입니다.
이해찬 전 총리를 비롯해 19대 국회에 입성한 친노세력이 문재인 고문을 민다면 그 힘은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문재인 고문이 절반의 성공만 거둠으로써 다른 대선주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졌습니다.
그동안 문재인 고문에 가려져 있던 손학규 상임고문이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을 중심으로 서서히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손 고문이 친노 진영에 대해 불만을 가진 호남과 옛 민주계 의원들과 손을 잡는다면 문재인 고문에 대한 강력한 맞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문재인 고문과 같은 친노 진영인 김두관 지사도 대선 조직인 '참여민주연대'를 곧 결성하고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총선 승리로 새누리당의 대선 경쟁이 박근혜 독주로 조금 싱거워졌다면, 민주통합당은 총선패배로 대선 주자들의 경쟁이 더 뜨거워졌습니다.
흥행 가능성만 놓고 본다면 새누리당보다는 민주통합당이 더 유리한 조건을 갖춘 셈입니다.
민주통합당에게는 총선 패배가 오히려 대권에서는 약이 되는 걸까요?
총선이 끝나자 안철수 서울대 차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관심은 또다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오늘 한 언론은 안철수 교수가 대선 출마 결심을 굳혔고, 대선캠프격인 포럼 구성을 위해 정치인들을 영입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안철수 교수 측은 펄쩍 뛰며 사실이 아니라고 즉각 부인했지만, 여의도에서는 안철수 교수의 대권 도전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입니다.
총선 패배로 야권에서는 박근혜 대세론을 견제할 인물이 없다는 겁니다.
실제로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총선 직후인 지난 12일과 13일 여론조사를 한 결과 다자대결에서는 박근혜 42.5%, 안철수 20.7%, 문재인 16.5%로 나타났습니다.
박 위원장과 문 고문의 양자대결은 51.6% 대 38.5%, 박 위원장과 안 교수 대결은 47.9% 대 44.8%로 나타났습니다.
총선결과가 반영된 것이지만, 지금으로서는 박 위원장의 상대로 문재인 고문보다는 안 교수의 경쟁력이 더 높은 셈입니다.
물론 적극 투표층에서 지지율은 또 다른 문제인 만큼 섣불리 단정 지을 것은 아닙니다.
어쨌든 안 교수에 대한 야권의 바람, 아니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찍지 않은 사람들의 바람은 더욱 커지고 있는 게 분명한 사실입니다.
정세균 민주통합당 고문은 안 교수가 빨리 민주통합당에 입당해 대선 경쟁을 하면서 검증을 거치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이종걸 의원도 안 교수가 현재 야권의 가장 큰 대안이라면서 안 교수가 당에 들어올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고문을 미는 친노세력이 안 교수의 영입을 방해하고 있다는 뜻일까요?
야권이 안철수 교수와 문재인 고문의 대선 경선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면, 새누리당은 안 교수의 존재를 애써 무시하는 분위기가 조금 더 강해진 듯합니다.
친박계인 이한구 의원은 안 원장이 대학 여기저기 순회하며 젊은 사람들 위로는 열심히 하는데 문제 해결 능력이 있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박근혜 위원장의 힘을 확인한 만큼 굳이 안철수 교수를 영입할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엿보입니다.
대선 출마를 할 것인지, 하지 않을 것인지, 한다면 여권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야권으로 갈 것인지 명확한 입장을 그것도 빨리 정해주길 많은 사람이 원하지만, 안 교수의 입은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늘 그랬듯 대선 출마 여부는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이라는 말만 반복하면서 말입니다.
대선의 흐름은 총선과는 또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총선에서 승리했다고 대선에서 이긴다는 보장은 없고, 총선에서 패배했다고 대선에서 패배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총선에서 승리한 세력은 좀 더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하고, 총선에서 패배한 세력은 빨리 잘못을 반성하고 쇄신해야만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겁니다.
비록 대선 전초전은 끝났지만, 본선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 hokim@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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