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아동학대 문제를 다룬다는 게 조심스럽긴 하지만 분명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숨기는 게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경각심을 느끼고 잘못된 일이라는 걸 알고…외면해서는 안 되는 일이란 걸 표현하고 싶었다 -김승우 감독”
14년 만의 스크린 귀환, 처절한 이영애의 민낯을 담아낸 (어떤 의미로든) 강렬한 스릴러,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다.
6년 전 실종된 아들을 봤다는 연락을 받은 정연(이영애). 숱하게 반복되던 거짓 제보와 달리 생김새부터 흉터까지 똑같은 아이를 봤다는 낯선 이의 이야기에 정연은 지체 없이 홀로 낯선 곳으로 향한다.
하지만 자신의 등장을 경계하는 듯한 경찰 홍경장(유재명)과 비슷한 아이를 본 적도 없다는 마을 사람들. 그들이 뭔가를 숨기고 있음을 직감한 정연은 포기하지 않고 진실을 찾기 시작한다.
영화는 촘촘하게 짜인 각본과 예측하기 힘든 반전으로 108분 내내 긴장의 끈을 놓아주질 않는다. 이 안에는 강렬한 스릴러 적 서스펜스도 있지만 주로 불편하고도 괴로운, 아픔과 안타까움 그리고 분노를 일으키는 것들로 가득하다.
정연의 등장과 함께 그녀를 경계하며 진실을 은폐하고 왜곡하며 모르는 척 외면해 버리는 사람들. 그들이 감추려는 충격적 진실이 마침내 밝혀지지만 예상치 못한 더 큰 비극이 관객을 점점 더 힘겹게 만든다. 여타의 비슷한 장르의 영화들과 달리 (얼마든지 더할 수 있었던) 영화적 재미와 과감히 맞바꾼 건, 결국 메시지 그것을 향한 메가폰의 진정성이다.
영화는 결국 우리가 살면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 지켜내야 하는 것들, 외면해서는 안 되는 것들에 대해 처절하게 외친다. 그리고 긴 고난의 끝엔 ‘그럼에도 포기해서는 안 될’ 삶의 고귀함을 담은 피날레로 깊은 여운을 담아 보상한다.
또한 이영애는 “프레임 안의 공기마저 달라지게 하는 배우”라는 감독의 극찬이 아깝지 않은, 절제된 내공의 힘을 발휘하며 주인공 ‘정연’을 밀도 있게 표현해냈다. 자식을 잃어버린 부모의 실의와 그럼에도 일상을 덤덤히 살아가며 희망을 놓지 않는 애잔함,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 속 홀로 아들을 찾아 나서는 강인함까지. 폭넓은 감정이 응축된 입체적인 연기로 공감도를 끌어 올린다.
스릴러의 텐션을 기반으로 오랜 사투 끝에 긴 여운을 남기는, 견고하게 짜여진 구성과 스토리, 배우들의 구멍 없는 열연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관객의 숨통을 조여 오는 치밀한 스릴러다. 마지막 순간을 위해 감내해야 할 게 너무나 큰, 그 고단함이 상업 영화로서는 약점이 될 수 있지만, 영화의 완성도 면에서는 그 우직함과 용기가 제대로 빛을 낸, 강렬하고도 치열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무엇보다 이영애의 새로운 민낯을 만날 수 있는, 14년의 기다림이 아깝지 않은, 웰 메이드 스릴러의 탄생이다. 오는 27일 개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08분.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동학대 문제를 다룬다는 게 조심스럽긴 하지만 분명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숨기는 게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경각심을 느끼고 잘못된 일이라는 걸 알고…외면해서는 안 되는 일이란 걸 표현하고 싶었다 -김승우 감독”
14년 만의 스크린 귀환, 처절한 이영애의 민낯을 담아낸 (어떤 의미로든) 강렬한 스릴러,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다.
6년 전 실종된 아들을 봤다는 연락을 받은 정연(이영애). 숱하게 반복되던 거짓 제보와 달리 생김새부터 흉터까지 똑같은 아이를 봤다는 낯선 이의 이야기에 정연은 지체 없이 홀로 낯선 곳으로 향한다.
하지만 자신의 등장을 경계하는 듯한 경찰 홍경장(유재명)과 비슷한 아이를 본 적도 없다는 마을 사람들. 그들이 뭔가를 숨기고 있음을 직감한 정연은 포기하지 않고 진실을 찾기 시작한다.
영화는 촘촘하게 짜인 각본과 예측하기 힘든 반전으로 108분 내내 긴장의 끈을 놓아주질 않는다. 이 안에는 강렬한 스릴러 적 서스펜스도 있지만 주로 불편하고도 괴로운, 아픔과 안타까움 그리고 분노를 일으키는 것들로 가득하다.
정연의 등장과 함께 그녀를 경계하며 진실을 은폐하고 왜곡하며 모르는 척 외면해 버리는 사람들. 그들이 감추려는 충격적 진실이 마침내 밝혀지지만 예상치 못한 더 큰 비극이 관객을 점점 더 힘겹게 만든다. 여타의 비슷한 장르의 영화들과 달리 (얼마든지 더할 수 있었던) 영화적 재미와 과감히 맞바꾼 건, 결국 메시지 그것을 향한 메가폰의 진정성이다.
영화는 결국 우리가 살면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 지켜내야 하는 것들, 외면해서는 안 되는 것들에 대해 처절하게 외친다. 그리고 긴 고난의 끝엔 ‘그럼에도 포기해서는 안 될’ 삶의 고귀함을 담은 피날레로 깊은 여운을 담아 보상한다.
또한 이영애는 “프레임 안의 공기마저 달라지게 하는 배우”라는 감독의 극찬이 아깝지 않은, 절제된 내공의 힘을 발휘하며 주인공 ‘정연’을 밀도 있게 표현해냈다. 자식을 잃어버린 부모의 실의와 그럼에도 일상을 덤덤히 살아가며 희망을 놓지 않는 애잔함,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 속 홀로 아들을 찾아 나서는 강인함까지. 폭넓은 감정이 응축된 입체적인 연기로 공감도를 끌어 올린다.
스릴러의 텐션을 기반으로 오랜 사투 끝에 긴 여운을 남기는, 견고하게 짜여진 구성과 스토리, 배우들의 구멍 없는 열연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관객의 숨통을 조여 오는 치밀한 스릴러다. 마지막 순간을 위해 감내해야 할 게 너무나 큰, 그 고단함이 상업 영화로서는 약점이 될 수 있지만, 영화의 완성도 면에서는 그 우직함과 용기가 제대로 빛을 낸, 강렬하고도 치열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무엇보다 이영애의 새로운 민낯을 만날 수 있는, 14년의 기다림이 아깝지 않은, 웰 메이드 스릴러의 탄생이다. 오는 27일 개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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