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 기간 동결…환율·가계대출·부동산 불안 영향
한국은행이 다시 한 번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습니다.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오늘(11일) 오전 9시부터 열린 올해 하반기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조정 없이 동결했습니다.
지난해 2월 이후 12차례 연속 동결로, 1년 5개월 28일 동안 3.50%의 기준금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가장 길었던 동결 기간 1년 5개월 21일(연 1.25%·2016년 6월 9일∼2017년 11월 30일)을 넘어선 역대 최장 기록입니다.
다음 금통위 시점(8월 22일)까지 고려하면 3.50%는 1년 7개월 이상 유지될 예정입니다.
금통위가 이날 다시 동결을 결정한 데는 최근 환율과 가계대출, 부동산 불안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월 중순 1,400원대까지 뛴 이후 최근까지 1,380원대 안팎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다시 빠르게 불어나는 가계 대출도 한은이 인하를 머뭇거리는 이유입니다.
한은 통계에 따르면 은행권 6월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6조3천억 원)은 작년 8월(+7조 원)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컸습니다. 올해 상반기 주택담보대출 누적 증가 규모(+26조5천억 원)는 2021년 상반기(+30조4천억 원) 이후 3년 내 최대 기록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까지 낮추면 약 3년 전의 집값 폭등과 '영끌 빚투'와 같은 가계대출 광풍이 재연될 수도 있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이창용 총재는 앞서 9일 국회에 출석해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가계부채 증가세도 연초보다 확대됐다"며 금리 인하에 대한 신중론을 다시 한번 강조한 바 있습니다.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통화정책의 제1목표인 국내 물가 지표가 최근 나쁘지 않은 만큼, 시장과 전문가들은 이 총재가 기자 간담회 질의·답변 과정에서 금리 인하 검토 등과 관련한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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