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저가 전략으로 무장한 '당당치킨'을 선보인 뒤 큰 인기를 끌자 롯데마트와 이마트 등이 잇따라 저가 상품 판매에 나섰다. 치킨으로만 품목이 한정됐던 것도 잠시, 2000원대 피자까지 등장하면서 고물가 속 소비자들의 부담 절감에 일조하는 분위기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18일부터 오는 31일까지 '홈플대란 시즌2' 행사를 진행한다. 소형 주방가전 등 일상용품은 물론, 식품에 이르기까지 6400여종 상품을 최대 80% 할인해 판매하는 행사다.
눈에 띄는 건 홈플러스가 자체 브랜드(PB) 상품 중 시그니처 피자를 2490원에 판매키로 한 것이다. 2~3인용 크기로 프라이팬 등을 통해 간편히 조리할 수 있는 이 피자의 정상가는 4990원이다. 종류는 양송이피자, 포치즈피자, 모짜렐라치즈 피자 등 3종이다.
앞서 후라이드 기준 1마리 6990원, 2마리 9900원에 판매한 당당치킨이 '오픈런'을 자아낼 정도로 화제였기에 홈플러스는 이번 행사도 인기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물가 현상이 지속 중인 만큼 저렴한 PB상품이 주목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 당당치킨 인기에 제품 출시 잇따라…마트 매출↑
이마트가 내놓은 5980원짜리 (9호)후라이드 치킨. [사진 제공 = 이마트]
홈플러스 외에도 대형마트들은 최근 저가 상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이마트의 경우 오는24일까지 '(9호) 후라이드 치킨' 한 마리를 5980원에 판매키로 했다. 기존 '5분 치킨'과 육계의 크기가 같고 조리법도 유사하나, 소비자가격을 4000원 낮춰 경쟁력을 확보했다.
또 롯데마트는 지난 11일부터 일주일간 한 마리 반 분량의 '한통치킨'을 기존 가격보다 40% 이상 저렴한 8800원에 판매했다. 이 기간 롯데마트의 치킨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들이 잇따라 저가 상품 출시에 나선 건 홈플러스를 견제하기 위함도 있지만, 고물가 현상 속 소비자 공략에 나서려는 취지도 있다. 조금이라도 생활비를 아끼려는 소비자들이 자사 매장으로 몰리게끔 유도하려는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3%로 집계됐다. 지난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한 것인데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률이 7.1%로 특히 크게 올랐다.
◆ 소비자들 "재판매해도 프랜차이즈보다 더 싸다"
지난 10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치킨을 진열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프랜차이즈 업계는 아직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으나, 대형마트가 가격경쟁력을 필두로 한 상품을 출시하는 건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업계 일각에서는 다른 제품 판매를 위해 소비자를 끌어들이려는 '미끼상품'이란 비판도 나온다.반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저가 상품 출시를 환영하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특히 치킨과 피자 등의 경우 기존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가격이 부담스러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장을 직접 찾아 줄을 서더라도 가격을 절반 이상 아낄 수 있단 의견도 나온다.
최근 대형마트를 찾아 저가 치킨 상품을 구매했다는 한 30대 소비자는 "물가가 오르니 소비자가 조금이라도 저렴한 걸 찾는 건 당연하다"며 "당당치킨 등 제품에 대해서는 지인들과 '리셀(재판매)해도 더 싸다'고 이야기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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