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세계적인 위치정보 기술 기업과 손잡고 초정밀 측위 사업에 나선다. 기존 GPS보다 정교한 측위 기술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주도한다는 포부다.
KT가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위치정보 선도기업 스위프트 내비게이션과 기술·사업 협력을 체결하고 초정밀 측위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29일 밝혔다. 초정밀 측위 서비스는 기존에 GPS를 활용해 제공되던 위치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미터(m) 단위의 오차를 센티미터(cm) 단위까지 줄여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스위프트 내비게이션은 측위 오차를 보정하고 정확한 위치를 계산할 수 있는 플랫폼과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솔루션을 KT가 전국 커버리지로 직접 구축한 기준국(위성신호의 오차를 보정할 수 있는 기준 정보 생성 장비)과 연동해 다양한 모빌리티 영역에서 초정밀 측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현재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위성 기반 위치정보 서비스는 각 서비스 단말의 모듈에서의 위성신호만 사용하다 보니 신호가 도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호 굴절, 전파 간섭을 보정할 방법이 없어 실제 위치와 큰 오차가 발생했다. 또한 기존 초정밀 위치정보 역시 전국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아 모빌리티 서비스 상용화에 제약이 있었다.
KT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 지사에 자체 기준국을 설치하고, 초정밀 측위 특화 전국망 구축을 마쳤다. 또한 스위프트 내비게이션이 각국 통신사들과 협력해 기준국을 구축한 미국, 유럽, 러시아, 중국의 여러 위성으로부터 수신되는 GNSS(전세계위성항법시스템) 신호와 5G·LTE 신호까지 조합해 정밀한 해외 위치정보까지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초정밀 측위 서비스는 주변 상황을 인지하며 스스로 운전하는 자율주행차나 무인비행체 상용화에 필수적인 인프라로 특히 주목받고 있다. 가령 자율주행차가 1km를 주행할 때마다 1cm의 오차가 발생하는 경우 이를 보정하지 않는다면 20~30km를 주행할 때마다 2~3m 의 오차가 누적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횡단보도 같은 특정 구간에서 정지 명령이 내려왔을 때 차가 해당 지점을 지나치는 위험한 상황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KT는 초정밀 측위 기술이 자율주행차 외에도 중장비, 무인 농기계,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드론은 물론 스마트폰까지 확대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로 KT 커넥티드카 사업담당(상무)은 "예컨대 현 GPS 기반 택시 플랫폼에 적용된 측위정보는 고객이 서있는 위치가 광화문 방면인지 강남 방면인지 알 수 없어 반대편 방향에 택시가 잡혀 곤란한 경험을 겪곤 한다"며 "만약 모바일에서도 정밀 측위가 구현돼 골목길에서도 정확한 고객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면 모빌리티 서비스 이용 경험이 훨씬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B2C·B2B 영역 외에 공공 분야 진출도 가능하다.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C-ITS) 구축에 있어 차량과 인프라 또는 차량과 차량 사이 정확한 위치와 상황을 주고받는 자율협력 주행 기능을 도입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KT는 전국 단위 도로상의 안전을 강화하고 긴급구조를 지원하는 등 국가 사회 안전망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는 스위프트 내비게이션에 대한 지분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계열사를 통해 UAM(SK텔레콤)·모빌리티(티맵모빌리티)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SK그룹 역시 지난 6월 스위프트 내비게이션에 35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최강림 KT AI 모빌리티사업단장(상무)은 "초정밀 측위 특화 인프라와 모빌리티 사업에서 KT가 보유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새로운 위치 기반 서비스를 발굴하고 관련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생태계 조성 측면에서도 선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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