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 이색 마케팅 선두주자인 이마트24가 다시 한번 그 저력을 발휘했다. 점포 수 기준 업계 4위에 불과하지만, 각종 업무협약(MOU) 등을 통해 시장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는 모습이다.
17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가 MMORPG(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 '검은사막'과 손잡고 선보인 팝업스토어 '24BLACK'이 개장한 지 2주 만에 1만4000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2일 문을 연 이 팝업스토어에는 개점 직후 이틀간 600~700명가량의 방문객이 몰렸고, 첫 주말에는 일일 방문객 수가 1300명을 돌파했다. 이후 게임 관련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하루 최대 1800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이마트24 삼청동점으로 운영되던 이 매장은 방문객이 급증하면서 팝업스토어 운영 기간 매출이 전년보다 101% 증가했다. '검은삼각 블랙페퍼치킨'과 '검은삼각 불닭치킨마요' 등 각종 협업 상품이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는 게 이마트24의 설명이다.
편의점이 게임사와 협업하는 건 이색적인 행보이나,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의 경우 지난해 데브시스터즈와 협업해 모바일 게임 '쿠키런:킹덤'을 소재로 한 빵을 출시하기도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마트24의 이번 협업을 이례적인 성공 사례로 보고 있다. 주요 편의점 중 후발주자이긴 하나, 평소 이색 마케팅과 MOU 등에 적극적인 이마트24가 다시 한번 두각을 드러냈다는 평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이 MOU나 협업을 하면 특정 상품 몇 개를 새로 출시하거나, 희소성이 높은 상품을 독점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GS25와 원소주의 협업이 대표적인 최근 성공 사례"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이마트24와 MMORPG '검은사막'의 팝업스토어 '24BLACK'에 입장하고자 줄 서 있는 모습. [사진 제공 = 이마트24]
앞서 이마트24는 지난달 '미국주식 도시락'을 판매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소비자가 5000원 상당 도시락을 구매하면 테슬라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12개 미국 기업들의 주식 중 1주를 받을 수 있도록 쿠폰을 제공하는 것이다.이마트24가 주식 도시락 판매에 나선 건 주 소비자층인 2030세대가 주식 등 재테크에 관심을 두는 점을 이용, 자사 매출을 증대하기 위함이었다. 미국 주식을 택한 이유도 국내 투자자들의 시장 선호도를 분석했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하반기에는 음악 저작권을 경품으로 제공하는 도시락을 출시하기도 했다. 주식 도시락과 마찬가지로,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가 동봉된 쿠폰의 QR코드를 이용해 주식처럼 '주' 단위로 거래되는 음악 저작권을 보유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최근에는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와 협업해 양말, 반다나, 볼캡 모자 등을 선보였다. 이달 16일부터는 수제맥주 회사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와도 협업해 아웃도어 맥주 '솟솟라거' 판매에도 나섰다.
마케팅에 공격적인 만큼 매출도 성장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24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1조9178억원, 영업손실은 3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17.9% 늘어났고, 영업손실 규모도 84.2% 큰 폭으로 개선됐다.
또 소비자 만족도에서도 경쟁사에 밀리지 않는 모습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프랜차이즈 편의점을 이용한 소비자 1500명을 조사한 결과, 이마트24는 사업자별 종합만족도에서 2위를 기록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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