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점 아성다이소의 '공주세트'와 SPC삼립이 올해 초 출시한 '포켓몬빵'의 뜨거운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소비 주체로 떠오르기 시작한 90년대생들의 향수를 자극하면서 품귀 현상이 좀처럼 해결되지 않을 만큼 인기를 끄는 분위기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배우 한소희가 착용한 '프린세스 목걸이 세트'는 1000원에, 가수 태연이 착용한 '핑크 액세서리 세트'는 3000원에 다이소에서 판매되고 있다. 두 제품은 당초 영유아의 장난감용으로 출시됐으나, 스타들이 착용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화제가 됐다.
한소희는 지난해 11월 분홍색 보석이 박힌 목걸이·귀걸이를 착용한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고, 태연은 올해 3월 한 방송에서 분홍색 하트모양 귀걸이와 왕관 등을 착용한 모습이 포착됐다.
당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두 제품이 어느 브랜드 제품이냐는 문의가 쏟아졌고, 다이소에서 판매된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SNS를 중심으로 인증샷 열풍이 시작됐다.
다이소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프린세스 목걸이 세트'는 전년 동월 대비 4배 이상, '핑크 액세서리 세트'는 5배가량 판매됐다.
두 제품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시작한 지 수개월이 지났음에도 수요 대비 공급량이 적어 품귀 현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영유아를 위한 완구 느낌이 강한 제품임에도 성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건 SNS 인증샷 열풍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10일 기준 인스타그램에는 '공주세트'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1000여개 이상 게재된 상태다. '다이소 공주', '다이소공주세트', '다이소 공주템' 등 관련 해시태그도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한 20대 소비자 A씨는 "열 곳 가까운 다이소 매장을 돌아 겨우 구할 수 있었다"며 "큰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고, 발품만 팔면 됐다. 친구들과 생일파티를 하며 (목걸이 등을 착용하고) 사진을 찍었는데 유쾌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90년대생의 향수를 자극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90년대생들이 취업 후 본격 경제활동에 나서면서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를 사고자 지갑을 열고 있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대표적인 유사 사례로 포켓몬빵을 꼽았다.
포켓몬빵은 SPC삼립이 인기 만화 '포켓몬'과 연계해 지난 1998년 첫 출시한 뒤 올해 2월 재출시한 제품이다. 재출시 두 달여 만에 판매량이 1500만개를 돌파했는데 매출액만 해도 200억원에 달한다.
포켓몬빵은 '프린세스 목걸이 세트', '핑크 액세서리 세트'와 마찬가지로 수요 대비 공급량이 적어 출시 4개월여 가까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일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택배비까지 포함해 빵 1개가 1만3000원에 재판매될 정도다. 포켓몬빵의 권장소비자가격은 1500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대 소비자들 사이에서 명품 수요가 높다는 이야기도 많이 나오지만, 그보다는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더 커 '인증샷' 열풍이 시작된 것 같다"며 "제품을 구매해서 소비하는 모든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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