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그룹이 향후 5년 간 고용인원을 현재보다 1.5배 늘리기로 했다. 그동안 공기업 시절 방만했던 인력을 축소하는데 중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미래 먹거리인 탈통신(인공지능, 클라우드, 뉴미디어)서 시장 선점을 위해 신규 인력을 대거 채용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를 위해 KT는 앞으로 5년 간 27조원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기존 통신분야(12조원)보다 탈통신·스타트업 투자액(15조원)을 더 높게 책정했다.
KT는 9일 발표한 '5개년 미래성장 계획'에서 향후 5년 간 2만8000여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KT그룹 현재 인원 약 5만6000여명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를 신규 채용하겠다는 것이다. KT 관계자는 "KT 자체는 2800여명을 새로 채용하고, 나머지 그룹사에서 2만5000여명을 채용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공기업 DNA를 타파하기 위해 전임 황창규 회장부터 KT 본사 자체의 인력을 계속 줄여왔는데, 이번에 KT 본사 채용을 늘리겠다는 것은 AI를 비롯한 신산업 사업 확장을 위해 IT인재를 추가로 유치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지난해부터 운영 중인 청년 AI인재 양성 프로그램 '에이블스쿨'을 확대해 향후 5년 간 5000여명을 채용한다. 이밖에 지역 인재 채용, 소프트웨어 개발자 전형 신설을 통해 신규 채용에 나선다.
대규모 투자계획도 발표했다. 향후 5년 간 27조원을 투자하는 것이 골자인데, 네트워크를 비롯한 기존 통신 분야에 12조원, 인공지능 클라우드 미디어(K콘텐츠)와 같은 신규 탈통신 분야에 12조원, 그리고 스타트업에 3조원을 투자한다. KT가 통신회사이지만, 비통신(탈통신·스타트업) 분야에 더 투자액을 많이 배정한 셈이다. 구현모 KT 대표 체제가 지난 2020년 출범한 이후, KT DNA를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로 전환한 전략이 향후 5년 간 확장될 것임을 시사한다.
탈통신 분야를 보면, 클라우드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인프라에 향후 5년 간 약 1조7000억원을 투자한다. 미디어 경쟁력 강화와 K콘텐츠 육성을 위해 미디어·콘텐츠 분야에도 약 2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AI콜센터(AICC)·로봇사업 등엔 1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스타트업 투자액 3조원'도 획기적 변화다. 초기 스타트업 투자를 담당하는 KT인베스트먼트의 현재 투자자산운용액은 2730억원이다. 이를 중장기적으로 1조원까지 늘리면서, KT 본사의 스타트업 투자액도 2조원으로 늘리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구현모 KT대표는 "초연결 인프라와 디지코 영역 등 적극적인 미래 투자와 디지털 인재 양성, 일자리 창출로 국가 핵심산업 경쟁력 강화의 밑거름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나현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