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여명의 명의를 도용해 중국산 가짜 향수를 직접 사용할 것처럼 사들인 뒤, 온라인 오픈마켓에서는 해외 명품으로 버젓이 판매한 밀수꾼이 붙잡혔다.
9일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세관장 성태곤)은 해외 유명상표를 부착한 중국산 가짜 향수 등 3000여 점, 시가 3억 원 상당을 국내에 불법 반입해 유통한 판매업자 A씨(남, 36세)를 관세법, 상표법, 화장품법 위반 혐의로 적발했다.
A씨는 세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판매목적의 중국산 가짜 향수를 300여명의 명의를 도용해 본인이 사용할 물품인 것처럼 위장하는 방법으로 작년 한 해 동안 2000여 회에 걸쳐 특송화물을 통해 분산 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세관에 신고할 때 국내 수취인 주소를 본인의 거주 지역 인근의 허위 주소지로 기재하고, 국내 배송이 시작되면 담당 택배 기사에게 연락해 본인에게 가져다 줄 것을 요청해 물품을 수령하는 등 치밀함도 보였다.
A씨는 이렇게 밀수입한 가짜 향수를 오픈 마켓에서만 판매하고, 소비자들에게는 해외에서 정품을 구매 대행 하는 것처럼 광고하는 등 정식으로 수입한 물품인 양 가장하여 판매해왔다.
서울세관 수사팀은 가짜 향수가 오픈 마켓에서 정품인 것처럼 판매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평택세관과 공조해 수입신고 단계에서 가짜 향수로 의심되는 물품을 압수하는 한편, 과거 배송지 등 추가 정보 분석을 통해 밀수입한 가짜 향수가 보관된 장소를 추적하여 A씨를 검거했다.
서울본부세관은 "가정의 달인 5월에 선물용품 수요 증가에 편승한 위조상품 밀수·유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온라인 모니터링을 통한 집중 단속을 시행 중"이라면서 "세관에서 위조 상품의 밀수·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있지만, 위조 상품 밀수·판매가 점차 지능화 되고 있어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하였다.
[안병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