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서 전액 대출 받아 89억 타워팰리스 산 중국인…'대출 차별' 논란

외국인이 해외서 대출 받아 국내 부동산 사도 금융당국 조치 미적용
국내 아파트 사들인 외국인 중 중국인이 50% 이상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더욱 옥죄는 가운데 일부 외국인 주택 매수자들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해 한국 주택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은 국내에서 대출을 못 받을 시 자국 등 해외에서 대출받으면 그만이기 때문에 대출길이 막힌 국민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중국 국적 A 씨는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를 89억 원에 매수했습니다. 타워팰리스는 2000년대 초반에 지어진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입니다. A 씨가 구매한 전용면적 407㎡ 아파트는 복층 구조로, 아파트 내에서는 몇 채 안 되는 일종의 '펜트하우스'입니다.

A 씨는 1988년생으로 우리나라 나이로는 올해 34세입니다. 소 의원실에 따르면 그가 산 타워팰리스 등기부 등본을 떼보니 이 타워팰리스를 담보로 근저당 설정이 이루어진 내용이 없습니다. 타워팰리스 구매 시 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A 씨가 강남구청에 제출한 자금조달계획서를 보면 매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차입금 89억 원 전부를 대출로 조달했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내국인은 이러한 거래가 불가능합니다. 투기과열지구에서는 15억 원 이상 주택을 매입할 때 담보대출 한 푼도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A 씨는 현지 외국 은행에서 매수금 89억 원 전부를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국인이 국내 부동산을 매입할 때 외국 현지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도 국내 금융당국의 대출 제한 조치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대출 차별 문제는 계속 지적되고 있습니다.

한편 중국인 등 외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쇼핑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주영 의원이 국세청과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외국인 아파트 취득 현황'과 '최근 10년간 외국인 토지 보유 및 주택 매입 현황'에 따르면, 해당 기간 전체 외국인의 아파트 취득 건수는 2만 3,167건, 거래금액은 약 7조 6,726억 원이었습니다.

같은 기간 아파트를 사들인 외국인의 국적을 살펴보면 중국인이 가장 많았습니다. 전체 외국인 아파트 취득건수 2만 3,167건 중 중국인 매입 건수는 1만 3,573건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거래금액도 3조 1,691건으로 가장 컸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