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독립시켜 '제2의 반도체'라 불리는 배터리 시장에서 확고한 세계 1위 굳히기에 나섰습니다.
LG화학은 배터리 개발에 착수한 지 25년 만에 별도 법인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키는 것으로, 2024년에는 현재의 13배 규모인 매출 30조 원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시장에서는 LG화학이 배터리 분사를 통해 기업가치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인 가운데, 대규모 자금 조달과 전기차 화재 관련 안전성 논란, 반대 주주 달래기 등이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LG화학의 전지사업 분사안은 오늘(30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여유있게 통과됐습니다. 소액 개인 주주들의 반대가 극심했던 데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까지 반대표를 결정했지만 총 의결권 기준 63.7%의 찬성률을 기록했습니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산업 특성에 최적화한 효율적인 운영 구조를 갖추기 위해 배터리 신설법인을 출범한다고 설명했습니다.
LG화학이 신설 LG에너지솔루션의 비상장 신설법인 지분 100%를 갖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분사가 이뤄집니다.
LG화학 최고경영자(CEO) 신학철 부회장은 주총에서 "한치 앞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배터리 사업 특성에 최적화한 경영 체계를 수립하고 시장에서 초격차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고자 한다"며 "분할을 통해 LG화학이 '글로벌 톱5 화학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활용해 적기 투자를 확대, 경쟁사들과 격차를 넓힌다는 계획입니다.
LG화학의 석유화학, 첨단소재, 생명과학 등 타 부문은 그간 배터리 사업 투자 확대로 야기됐던 재무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설명입니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대규모 투자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상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현재 수주 잔고가 150조 원에 달해 매년 3조 원 가량 시설 투자를 하고 있어 추가 투자를 위해 상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해 신주를 발행하면 10조 원 안팎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한편 현대자동차 코나 전기차 화재 등으로 촉발된 안전성 논란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어 신설법인의 과제로 지적됩니다.
LG화학은 배터리 제조 결함을 부인하며 현재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결과에 따라 코나 배터리 교체비용을 LG화학이 부담해야 할 수 있으며, 원인 규명과 별개로 안전성 이슈는 부담 요인으로 꼽힙니다.
미래에셋대우 박연주 연구원은 "분사를 통해 배터리 사업 가치 저평가를 해소하고 성장성이 강화할 것"이라며 "전기차 화재 이슈는 시장 성장 과정에서 일시적인 논란(노이즈)으로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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