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과로사로 추정되는 택배기사 사망사고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한진택배가 다음달부터 업계 최초로 심야배송을 중단한다.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에 이어 한진택배도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 대응에 나서면서 택배업계 전반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26일 주식회사 한진은 택배기사 과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발표했다.
한진은 11월 1일부터 택배 심야배송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미배송 물량은 다음날 처리한다. 동시에 화·수요일에 집중되는 물량을 주중 다른 날로 분산해 근무강도가 특정일에 편중되지 않도록 조치하기로 했다. 택배기사의 수입은 기존 대비 감소하지 않는 방향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설날, 추석 등 물량이 급증하는 시기에 맞춰 필요 차량과 인원을 늘리기로 했다.
택배기사의 업무 과중의 원인으로 지적된 분류작업에는 11월부터 단계적으로 인력을 추가 투입해 해결하기로 했다. 한진은 약 1000명 규모로 인원을 투입할 계획이며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은 회사가 부담하기로 했다. 향후 택배기사의 분류작업 부담을 경감하고 배송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갖춰나갈 방침이다.
분류작업에는 인력 투입 뿐만 아니라 터미널 자동화 투자를 동시해 진행하기로 했다. 2021년까지 자동분류기를 적용할 수 있는 터미널을 대상으로 500억원을 투자한다. 한진은 이같은 조치를 통해 아침 분류시간이 1시간 이상 단축돼 택배기사의 분류작업 강도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3000억원을 투자해 대전 메가허브터미널을 구축하는 등 2023년까지 택배부문에 4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택배기사의 건강 관리를 위한 조치에도 나선다. 전국 대리점에 택배기사의 산재보험 가입 현황을 즉시 조사해 대리점과의 협의를 통해 내년 상반기까지 택배기사 전원이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택배기사가 취약한 심혈관계 검사 등을 포함한 건강검진을 회사 부담으로 매년 실시한다.
한진은 지난 20일 택배기사 사망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추가 대응에 나설 뜻을 밝힌바 있다. 사망한 택배기사의 유가족들과 적절한 보상절차도 조속히 진행할 방침이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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