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개발한 인공지능 흉부X선 진단시스템이 약 97%의 진단정확도를 보이며 우수한 성능을 입증했다.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박창민 교수팀(이종혁·선혜영)은 2008~2012년 건강검진을 받은 5만 70명의 흉부X선 사진을 활용해 인공지능 진단시스템의 성능을 검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성능검증을 위해 수집된 자료는 총 1만 576장이며 실제 폐암은 98장이었다. 이 중 흉부 X선만으로는 폐암인지 확인이 어려운 51장을 제외한 뒤, 진단시스템의 성능을 측정했다. 그 결과 인공지능 진단시스템은 약 97%의 진단정확도를 보였다. 또한 약 83%의 우수한 민감도를 보였다. 민감도는 검사법이나 예측도구의 성능을 잘 나타내는 지표이다. 특히 매우 뚜렷하게 보이는 폐암에선 100%의 민감도를 보였다.
이번 연구는 건강한 일반인 대상 실제 건강검진 상황에서 시스템의 진단능력을 검증했다는 의의가 있다. 이전 연구를 통해 인공지능 진단시스템의 성능이 검증됐지만, 질병 빈도가 낮은 일반인에게 적용했을 때 결과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총 5만 70명의 수검자 중 폐암 빈도가 약 0.1%로 매우 낮았다. 실험 결과, 진단시스템은 실제 상황에서도 높은 정확도를 보이며 성능을 증명했다.
우리나라 한해 건강검진 수진자는 500만명이 넘는다. 대량의 흉부X선 검사가 시행됨에 따라 판독할 영상의학과 의사의 업무가 과중되고, 판독 오류로 이어질 위험도 많다. 향후 인공지능이 해당 영역에서 과중한 업무를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창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인공지능시스템이 대규모 건강검진 상황에서 폐암을 찾는데 유용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인공지능이 연구실 수준을 넘어 실제 환자나 일반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연구 개발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병원 집중육성연구 지원으로 시행됐으며, 서울대병원과 ㈜루닛이 공동 개발한 루닛인사이트 CXR 인공지능을 활용했다. 연구 결과는 영상의학 분야 최고권위 학술지인 '방사선학(Radiology)'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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